"시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회장 손민한)가 선수들의 권익을 위한 노동조합(이하 노조)을 설립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은 28일 서울 리베라호텔 15층 로즈룸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프로야구 인권의 권익 보호를 위한 임의단체인 선수협을 단체 행동권이 보장되는 노동조합단체로 전환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그러나 '시즌이 한창인 지금 시점에서 왜 노조가 필요한 것인가'라는 의문이 제기됐다. 더구나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유영구 총재 체제로 탈바꿈한지 두 달이 채 되지 않았고 사무총장 선임 문제도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이에 권시형 선수협 사무총장은 "KBO 인선에 이번 노조 전환 문제를 결부짓는다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며 "작년 여름부터 꾸준히 KBO와 대화를 시도했지만 대답을 듣지 못했다"고 밝혔다. 선수협은 이미 전임 신상우 총재와 하일성 전 사무총장 체제의 KBO와 수차례 대화를 시도했지만 원하는 답변을 얻지 못했다. 또 권 사무총장은 "노조 설립이 시즌에 방해가 되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법률전문가와 선수협 사무국이 나서서 이 문제를 차질 없이 추진할 것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롯데 투수이면서 선수협 회장인 손민한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전인 3월 12일, 작년 11월 25일 대표자회의를 통해 KBO측에 전달된 11개 조항 등 제도 개선안을 유영구 신임총재에게 다시 전달했었다"면서 "당시 유 총재는 '대회가 끝나고 얘기해보자'고 말했지만 대회가 끝난지 한 달이 지났는데도 아무런 답이 없다"고 말했다. 이어 손 회장은 "최근 선수 대표가 참가한 임시대의원 총회를 통해서도 '중대한 결정을 내릴 수 있다'고 KBO측에 전달했다"면서 "그럼에도 답변이 없어 지금 노조 설립 문제를 밝힐 수 밖에 없었다"고 노조설립 시기가 KBO가 성실하게 답변을 내놓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아무리 말해도 KBO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것은 결국 선수협이 법적으로 보호를 받지 못하는 임의단체라는 점을 들어 무시하는 처사라고 여겨졌다"고 강조했다. '시즌 중 노조 설립으로 선수들의 경기력과 회유와 압박 등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손회장은 "노조 설립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선수들도 시기적으로 반드시 필요하다는 데 공감하고 있다"고 말한 뒤 "과거처럼 피해 선수가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것이 두려워서 시작하지 않으면 안된다. 내가 피해를 보든지 다른 선수가 피해를 보겠지만 그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다. 노조는 꼭 필요한 만큼 고통을 감수하겠다"고 강한 노조설립 의지를 다시 한 번 강조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