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피홈런' 정재복, 구위 회복 급선무
OSEN 기자
발행 2009.04.29 09: 10

아무리 환경이 안 좋아도 직구 구위와 제구가 받쳐준다면 호투는 따라오게 마련이다. 프로 7년차 우완 정재복(28. LG 트윈스)이 컨디션 부조를 보이며 무려 4개의 홈런을 허용한 끝에 패전투수가 되었다. 정재복은 지난 28일 청주 구장서 벌어진 한화 이글스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했으나 3⅓이닝 동안 4개의 홈런을 허용하며 10피안타(탈삼진 5개, 사사구 2개) 8실점으로 무너졌다. 시즌 2패(1승, 28일 현재)째를 떠안는 동시에 평균 자책점이 8.31까지 치솟게 된 정재복은 엄청난 피홈런률을 보여주며 코칭스태프의 고민을 자아내게 되었다. 사실 경기 전부터 타자 지향적인 청주 구장의 구조는 선발 투수들이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복선을 깔아놓았다. '잔디가 덜 자라나 불규칙 바운드가 많을 것 같다'는 이야기에 김인식 한화 감독은 "땅볼이 아니라 플라이 타구가 담장을 넘어갈 것이 문제"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한화 선발 류현진(22)도 2개의 홈런을 내줬으나 결정적인 순간 모두 홈런을 맞아나간 정재복에 비할 바는 못되었다. 홈플레이트서 중앙까지 110m에 불과한 동시에 좌-우 펜스 거리가 98m로 호가 직선에 가까운 구조를 그리는 청주 구장은 통상적인 구장들과는 다르다. 여기에 마운드 마저 낮아 투수에게는 '이보다 나쁠 수 없는 구장'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던지는 족족 홈런으로 연결되었다는 점은 너무나 아쉽다. 26이닝을 소화하며 정재복이 내준 홈런 수는 무려 11개. 9이닝 당 피홈런이 3.81개에 달하는 엄청난 수치다. 이전 경기들서도 호투를 보여주고도 홈런으로 점수를 내주는 일이 많았던 정재복은 1회말부터 선두 타자 강동우(35)에게 중월 솔로포를 허용하며 불안감을 내비췄다. 2구 째 가운데로 몰린 직구(137km)가 그대로 공략당한, 전형적인 피홈런 투구였다. 뒤이은 이범호(28)의 결승 좌월 스리런과 이도형(34)의 중월 솔로포도 각각 가운데로 몰린 체인지업과 슬라이더가 통타당한 것이었다. 모두 구속이 120km 중,후반대로 그의 이날 평균 직구 구속 139km와 큰 차이가 없었다. 4회 연경흠(26)에게 허용한 중월 솔로포 또한 130km의 슬라이더가 가운데로 몰리며 난타당했다. 눈에 익는 직구로 인해 코너워크 제구나 오프 스피드 피칭 양 쪽에서 모두 아쉬움이 있었다. LG는 지난 시즌 10승을 올리며 봉중근(29)과 함께 선발진의 양 축으로 활약했던 외국인 투수 크리스 옥스프링(32)의 재활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의 한 구단 관계자는 "대안을 찾는 일도 병행 중이다. 그러나 현재 데려올 외국인 투수가 마땅치 않을 뿐더러 지난 2시즌 동안 실적이 있는 투수인 만큼 섣불리 퇴출을 결정하기가 힘든 상황"이라며 아쉬움을 곱씹었다. 옥스프링의 상승 시점이 기약 없이 늦춰지는 가운데 정재복은 팀의 2선발로 활약해야 하는 투수다. 시즌 초 유례를 찾기 힘든 피홈런률로 팬들의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는 정재복이 제 구위를 되찾을 수 있을 지 여부가 LG의 향후 행보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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