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4인용 식탁'의 주인공 정연(전지현 분)은 희귀병인 기면증에 걸린 환자로 등장한다. 영화에서 정연은 장소를 불문하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쓰러지듯 잠이 드는 증세 때문에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정연과 정원(박신양 분)의 첫 만남 역시 기면증으로 대로변에서 잠들어 있는 정연을 정원이 발견하면서 시작된다. 최근의 경기 불황으로 인한 강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피로 누적으로 기면증 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일반인의 경우 춘곤증인지 기면병인지 구별이 쉽지 않다. 기면병은 그 특징인 '슬립 어택(sleep attack)'이라고 부르는 기습적이고 강력하게 찾아오는 잠에서 구별될 수 있다. 서울한의원 임승욱 원장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갑작스럽게 잠에 빠져드는 것을 기면증"이라고 정의하고 "밤에는 물론이고 정신을 집중해서 공부나 일을 해야 하는 낮 시간에도 갑자기 졸음이 쏟아지는 것이 기면증의 중요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 신장기능 이상에 의한 불면증 또는 기면증 초래 동의보감에는 “양기의 출입이 잠을 주관한다”라고 하고 양기란 바로 위기(衛氣)라고 한다. 즉 위기의 운행이 양분(陽分)에서 운행되면 잠에서 깨어나는 것이고 음분(陰分)에서 운행되면 잠을 자게 되는 것이라고 한다. 이러한 위기의 운행은 신장에서 주관하고 족태양방광경맥을 통하여 이루어진다. 한의학에서 바라본 기면증의 원인은 신장의 이상이다. 신장의 기능 저하로 인하여 족태양방광경맥을 통한 위기의 운행이 머리 즉 대뇌로 상승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대뇌로 상승하지 못한 위기는 음분으로 들어가게 되며 잠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최근 서양의학에서 기면증의 원인이 대뇌의 각성호르몬인 히포크레틴의 분비 저하 때문임이 밝혀졌다. 즉 결국 기면증의 원인은 대뇌의 각성 여부에 달려있는 것이다. 서울한의원은 신장의 기능 저하를 바로잡고 위기의 흐름을 원활히 함으로써 대뇌의 각성호르몬 분비가 원활해지도록 하는 치료방법을 사용한다. 즉 위기가 대뇌로 상승하게끔 위기를 다스리는 침과 신장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한약, 그리고 식이요법이 그것이다. 특히 식이요법은 약해진 신장의 기능을 강화시키는 근본적인 치료를 하기 때문에 무엇보다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서울한의원 임 원장은 "기면증의 핵심적인 증상은 야간 수면이 부족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낮에 갑자기 졸음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설명하고 "기면증은 잠을 충분히 잔다고 해서 나아지는 병이 아니므로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서울한의원 임승욱 원장이 들려주는 기면증 Q&A 다음은 기면증에 대해 우리가 흔히 갖고 있는 궁금 사항들에 대해 서울한의원 임승욱 원장이 들려주는 답변이다. Q : 신장이 약한 사람은 모두 기면증에 걸리는 건가요? A : 그렇지 않습니다. 신장이 약하다 하더라도 위기에 이상이 없다면 기면증에 걸리지 않습니다. 또한 기면증이 있다 하더라도 신장이상으로 소변 장애나 부종 등의 증상은 나타나지 않습니다. 기면증은 신장의 기능저하로 수면에만 영향을 미치는 병입니다. Q : 기면증에 좋은 음식이 따로 있습니까? A : 그렇습니다. 기면증 환자들은 침과 한약 치료 외에도 식이요법을 병행해야 하는데 식이요법의 방법은 체질별로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들어 소음인이면 찹쌀, 양파, 마늘, 고추, 닭고기, 장어 등입니다. Q : 기면증 환자 중 갑자기 의식을 잃고 쓰러지는 경우가 있는데 간질과의 차이가 무엇입니까? A : 기면증은 심한 졸음 외에도 몇 가지 증상이 나타나는데 신체 근육에 갑자기 힘이 풀려버리기도 합니다. 갑자기 힘이 빠지면서 쓰러지는 모습이 간질과 비슷해 혼동하기도 하지만, 차이점은 쓰러져도 의식이 유지된다는 점입니다. 또한 기면증 환자라고 해서 모두 발작을 일으키지는 않습니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