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대항마는 두산이었다'. 2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여전히 SK의 대항마는 두산이었다. 두산은 지난 28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홈경기에서 15-2로 대승을 거뒀다. 최준석의 시즌 7호 홈런 포함 장단 14안타를 쏟아부어 SK를 초토화시켰다. 두산은 SK에게 올 시즌 처음으로 두 경기 연속 패배라는 치명타를 날렸다. 반면 SK는 8연승 후 2연패의 내리막을 경험했다. SK는 지난 2007년 김성근 감독 부임 이후 이날 경기까지 포함 모두 8차례 두자리수 실점을 경험했다. 그런데 이 중 절반이 두산전에서 나온 것이었다. 2007년 7월 14일 문학, 8월 21일 잠실에서 각각 6-12, 1-11의 수모를 당했고 작년에도 8월 27일 문학에서 두산에 3-12로 대패했다. 나머지는 현대에 두 번, 현대가 전신인 히어로즈와 한화에 한 번씩이었다. 결국 2-15 경기는 김 감독이 SK 유니폼을 입은 후 '최다실점, 최다점수차패'라는 좋지 않은 기록을 남기게 만들었다. 뿐만 아니라 그 상대가 두산이라는 점에서 '라이벌 의식'을 가지지 않을 수 없게 됐다. 그만큼 SK 마운드를 집요하게 물어 늘어질 수 있고 흔들 수 있는 타자들로 채워져 있는 팀이 두산이다. 투수들도 힘과 컨트롤로 무장하고 있다. 2007시즌 유일하게 SK와의 상대전적(10승 8패)에서 앞선 팀이었고 작년에는 8승 10패였지만 김 감독의 입에서는 "두산과 같은 팀이 일본에 진출한다면 아마 센세이션을 일으킬 것이다. 그만큼 모든 선수들이 빠른 야구를 할 줄 안다. 나도 두산을 보고 감탄했다"는 말이 종종 나왔다. 그만큼 김 감독에게 두산은 2년 동안 계속해서 경계 대상 1호팀이었다. 올해라고 바뀐 것은 아니다. 김 감독은 지난 주 연승행진을 '8'까지 이어가면서도 "두산, 삼성과의 대결이 중요하다"고 말한 뒤 "카도쿠라를 4일 로테이션으로 돌리는 것은 한국시리즈에도 가능할지 알아보는 것이다. 두산전이니까"라고 기자들 앞에서 경계심을 풀지 않았다. 다시말해서 김 감독은 올해도 두산을 한국시리즈 대결 상대로 보고 있으며 그 첫 시험무대에서 대패를 경험한 것이다. 김경문 두산 감독도 SK와의 첫 경기에 앞서 "이번 SK 3연전에서 2승1패하면 1경기 차로 줄고 팬들도 흥미로울 것이다"며 승부욕을 숨기지 않았다. 분명한 것은 이런 물고 물리는 올 시즌 1위 SK와 2위 두산의 새로운 라이벌 구도가 한국야구 전반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켜놓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긍정적이다. letmeout@osen.co.kr 김경문-김성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