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힘들어 쓰러질 정도다". 지칠대로 지친 SK 선수들이 월요일 경기에 대해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전에 앞서 배팅훈련을 하던 SK 선수들은 일제히 "도대체 월요일에 경기하는 하는 규정을 누가 만든 것이냐"며 "쉬지 못하면 결국 경기력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해부터 주말 3연전 중 한 경기가 우천 순연될 경우 월요일에 경기를 하도록 한다는 규정을 만들었다. 이에 따라 SK는 지난 24일 히어로즈와의 홈경기가 우천 연기되는 바람에 27일 열린 월요일 경기 첫 경험자가 됐다. 두산과 한화도 같은 처지였지만 우천으로 취소됐다. SK 주장 박경완은 "도대체 누구를 위해 월요일에 경기를 하는지 모르겠다"면서 "선수들은 힘들고 관중들도 없다. 지친 상태에서 경기에 나가니 부상 위험도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다"고 월요일 경기에 대한 부당성을 강조했다. 박경완은 "지금 선수들은 지칠대로 지쳐있고 신경도 날카로와져 있는 상태다. 선수들도 일주일에 하루 정도는 마음 놓고 쉬는 시간이 필요하다"면서 "어떤 때는 선수들을 기계 부속품 대하듯 하는 것 같다. 선수협이 노동조합을 설립하려는 것도 현장 의견이 계속해서 묵살된 때문 아니겠는가"라고 아쉬워했다. 이에 이호준도 "지금이라도 이런 규정(월요일 경기)은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 어떻게 선수가 하루도 안쉬고 뛸 수 있나. 다른 팀 선수들도 막상 경험해보면 불만이 우리 심정을 알 것"이라며 "월요일 경기를 할 바에야 차라리 더블헤더가 낫다"고 말했다. 최고의 타격감을 이어가고 있는 정근우도 "하루에 두 경기를 하고 하루 쉬는 것이 차라리 낫다"고 동조했다. 한편 박경완과 이호준은 전날 연장 승부 끝에 무승부로 경기를 마쳤지만 승률에서는 제외되는 규정에 대해 "기껏 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다 어쩔 수 없이 무승부가 됐는데 결국에는 패전으로 처리된다고 들었다"며 "아마 이런 규정은 우리 나라가 최초가 아니겠느냐"고 불만을 쏟아냈기도 했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