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로 첫 승' 홍상삼, "나도 신인왕이 목표"
OSEN 기자
발행 2009.05.03 08: 13

"150km를 던진 것은 알고 있었어요. 전광판을 살짝 봤으니까요(웃음)". 데뷔전에서부터 사고를 쳤다. 지난해 충암고를 졸업하고 2차 3순위로 입단한 우완 홍상삼(19. 두산 베어스)이 최고 150km에 달하는 묵직한 직구를 앞세운 공격적인 투구로 데뷔 첫 승을 거머쥐었다. 홍상삼은 지난 2일 부산 사직구장서 벌어진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 선발로 등판 5이닝 동안 탈삼진 7개를 솎아내며 2피안타 1실점으로 호투, 팀의 7-2 승리를 이끄는 동시에 첫 승을 거뒀다. 입단 직후 팔꿈치 수술을 받아 전지훈련도 참가하지 못한 채 재활과 기량 연마에 힘썼던 1년 여의 시간이 값진 결과로 나타났다. 경기 후 홍상삼은 OSEN과의 인터뷰서 "기쁘다. 그저 마냥 기쁘다"라며 감격을 감추지 못했다. 방송 인터뷰서도 상기된 얼굴로 제 이야기를 하지 못했던 기쁨이 수화기를 통해 그대로 묻어나왔다. 홍상삼의 부모님은 그가 야구를 하는 데 대해 적극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그의 아버지는 "만약 공부를 시켰다면 사교육비가 엄청 났을 텐데 야구를 잘해오면서 프로에까지 입단했다. 아들에게 고맙다"라며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부모님께서 연방 '잘했다'라며 칭찬해 주시더라구요요"라며 웃어 보인 홍상삼은 그동안 고질적인 제구 불안으로 인해 사사구와 피홈런이 잦았던 유망주다. 주자가 없는 가운데서도 셋 포지션으로 투구한 데 대해 그는 "아직 투구 밸런스가 다 갖춰지지 않은 상태다. 그래서 코칭스태프들께서 '셋 포지션으로 투구하며 제구에도 신경을 쓰라'라는 주문을 던졌다"라고 밝혔다. 두산은 시즌 개막 전 외국인 우완 맷 랜들의 부상 이탈 후 경력이 일천한 좌완 후안 세데뇨(26)를 데려와 당장 발등의 불이 떨어진 팀이다. 시범경기서 홍상삼에 대해 "앞으로 지켜봐야 할 유망주다. 그러나 탈삼진 3개를 기록해도 홈런 1개를 내주는 건 문제가 있다"라며 웃어 보인 김경문 감독이었던 만큼 데뷔 첫 선발승에는 감독의 감회가 남달랐을 것으로 보여졌다. "감독님이요. 감독님은 별 말씀 안하셨어요. 경기 전에는 아예 이 경기에 대해서는 말씀을 안하셨는데 5회 끝나고 내려오면서 '잘했다' 한 마디 해주시더라구요".(웃음) 두산 2군은 투수 유망주들에게 중심 이동을 통한 구위 향상과 확실한 변화구 구사력을 강조하는 팀이다. 고교 시절부터 스플리터를 구사했던 홍상삼은 경기도 이천에 위치한 두산 2군 훈련장서 슬라이더와 스플리터, 체인지업 등 여러 변화구를 연마하며 구슬땀을 흘렸다. "사실 예전부터 슬라이더 구사력에서 약점을 많이 비췄습니다. 시범경기 때도 안타나 홈런을 내준 구질이 슬라이더였는데 오늘(2일)은 운이 좋았던 것 같아요. 스플리터나 체인지업도 의외로 구사가 잘 된 것 같습니다". '150km를 기록한 것은 알고 있었는가'라는 질문에 "경기 중에 슬쩍 전광판을 봤는데 150이 찍혀있더라"라고 웃어 보인 홍상삼은 신인왕 자격이 유효한 만큼 자신 또한 생애 단 한 번 뿐인 신인왕 타이틀을 노려보겠다는 다부진 각오를 밝혔다. "이제 1군 무대를 밟았으니 저도 신인왕 타이틀을 향해 달려가고 싶어요. 굳이 선발이 아니더라도 계투로도 제가 기회를 얻어 팀에 보탬이 된다면, 1군 첫 시즌 최고의 행복이 아닐까 싶습니다". 2년 전 이맘때 그는 서울고 이형종(20. LG 트윈스)에 버금가는 동시에 신일고 이대은(20. 시카고 컵스)보다 더 좋은 평가를 받던 유망주였다. 그러나 투구폼 수정 실패, 팔꿈치 부상 등으로 정작 3학년 때 저평가를 받았고 1군 첫 승을 거두기까지 오랫동안 인고의 시간을 겪었다. 2007년 8월 봉황대기 결승서 여러가지 표정을 보여주며 실력 외의 주목을 받았던 그가 프로 무대서 진가를 발휘할 수 있을 지 더욱 궁금해진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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