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LG 트윈스의 ‘선취득점 공식’은 테이블 세터진의 활약에 달렸다. 4위로 뛰어오른 LG가 신바람을 타고 있다. 그 비결 중 하나는 테이블 세터진의 맹활약이다. 1번 타자로 박용택(30), 2번 타자로 이대형(26)이 나서면 경기 초반부터 상대팀은 긴장하기 마련이다. 박용택과 이대형은 비슷한 듯 하면서도 다른 스타일의 타자다. 박용택이 빠른 발과 장타력을 겸비했다면, 이대형은 ‘매우 빠른’ 발과 번트 능력을 지녔다. 이들은 누상에 나가면 한 베이스에 만족하지 않는다. 박용택이 복귀한 지난달 25일부터 이대형의 변화가 감지되는 것이 흥미롭다. 그 이전까지 1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1번 타자로 나섰던 이대형은 박용택에게 1번 타자 자리를 내주면서 부담을 덜었다. 박용택이 먼저 출루에 성공하면 자신은 보내기 번트라는 임무를 수행하기 때문이다. 이대형의 보내기 번트는 희생 번트라기보다는 세이프티 번트에 가깝기 때문에 상대 야수들이 긴장하게 되고, 실책을 유도할 수 있다. 지난 2일 경기에서도 이러한 장면이 목격됐다. 잠실에서 히어로즈를 상대한 LG는 1-1로 맞서던 3회말, 선두타자 박용택이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2루타로 기회를 만들었다. 곧이어 타석에 들어선 이대형은 정석대로 보내기 번트를 시도했다. 그런데 마음이 급한 히어로즈 투수 이동학이 1루에 악송구, 박용택은 여유 있게 홈을 밟았다. 이것이 이날의 결승점이 됐다. 만약 이대형이 1번 타자, 박용택이 2번 타자로 나선다면 득점 루트는 달라진다. 먼저 출루에 성공한 이대형이 박용택의 장타로 3루 혹은 홈을 밟는 패턴이다. 그러나 이것은 이대형의 출루가 전제되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최상의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는 박용택이 누상에 나갈 확률이 높다. 부담을 덜은 이대형은 타격에서도 효과를 보고 있다. 이대형은 2번 타자로 나선 최근 4경기에서 17타수 6안타(0.353)를 기록했다. 반면, 1번 타자로 나선 3경기에서는 14타수 1안타(0.071)로 부진했다. 박용택과 이대형이 내는 시너지 효과는 상당하다. 지난달 25일 이후 박용택과 이대형이 나선 7경기에서 LG가 1회 선취득점에 성공한 것이 4차례. 지난달 26일 경기에서는 한 타석을 돌아 3회에 선취득점 했다. 두 선수가 출루를 하면 3루를 밟는 것은 기본이다. 최근 로베르토 페타지니와 이진영이 맹타를 터뜨리고 있는 LG는 박용택-이대형의 활약까지 더해져 분위기가 좋다. 시즌 내내 이러한 모습을 유지한다면 현재 올라있는 자리(4위)에서 내려올 이유가 없다. 박용택-이진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