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가 노동조합(이하 노조) 설립을 위한 본격적인 행보를 시작했다. 선수협은 4일 오전 10시 역삼동 삼정호텔 2층 회의실에서 노조 설립 추진위원회 1차 회의를 개최했다. 지난달 28일 노조설립 선언 후 갖는 첫 공식 모임이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는 손민한(롯데) 회장을 비롯해 8개 구단 대표 2명씩 총 16명의 추진위원이 참석했으며 KIA 윤석민은 관절 통증으로 치료 때문에 불참했다고 선수협은 밝혔다. 손 회장은 추진위원회 회의 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선수 전체 대표자가 모여 다시 한 번 뜻을 재차 확인했다"며 "현재 프로야구 선수들 전체가 노조설립 필요성이나 준비과정에 있어서 준비과정이 부족했지만 오늘 이후 앞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다"고 밝혔다. 또 "선수들에게 노조 필요성 부분 인지할 수 있도록 절차를 밟아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뒤 "선수협이 나아가는 방향의 뜻을 모을 수 있는 자리였다"고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권시형 선수협 사무총장은 "노조결성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충분히 가졌다"면서 "일부 구단은 비밀 무기명 투표를 통해 전체 동의를 확인했다. 또 다른 구단은 찬성과 반대가 교차하는 부분 있다"고 말해 선수들의 완전한 의견일치를 이끌어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권 사무총장은 "선수협의 노조 필요성에 대한 반대가 아니라 노조설립에 대한 취지와 앞으로의 구체적인 계획에 대한 사전 인식 및 인지가 부족했다"면서 "각 구단 선수 지도부를 중심으로 긴밀한 회의와 자료를 제공할 것"이라며 긍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특히 "오는 18일(월요일)에 다시 한 번 회의를 가질 것으로 잠정 결정했다"는 권 사무총장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새롭게 선임한 이상국 사무총장에 대한 선수단 전원일치의 반대 성명서를 채택했다"며 "대법원 판정까지 갔던 사건에 연루됐던 인물을 사무총장으로 다시 앉힌 것은 분명 도덕적으로 매우 심각하다. 2000년 선수협 탄생시절 엄청난 핍박을 가했던 사람으로 선수들이 상당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이는 선수협이 노조로 가려는 것을 반대하려는 의도도 있는 것 같다"며 "과거 전력이 안좋았던 사람을 총장으로 선임했는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 이상국 사무총장을 대화 창구로 내세우는 이상 KBO와 대화는 불가능하다. 일종의 물타기 전략이다"고 못박았다. 이에 손 회장 역시 "야구인이 아니기 때문에 반대한다는 뜻은 아니다"면서도 "KBO 총장으로서 앞으로 프로야구가 순조롭게 진행되고 운영되기까지 현장 목소리 반영하는 인물이 됐으면 하는 게 바람"이라고 이상국 신임 사무총장 선임에 대한 반대의견을 같이 했다. 더불어 권 사무총장은 "논란이 되고 있는 월요일 경기와 무승부와 관련된 불편 부당한 제도에 대한 대안을 내놓으라"고 촉구했다. 한편 선수협은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추진위원회 회의 후 선수협의 노조결성을 지지하는 전·현진 국회의원들(민주당 천정배, 최문순 의원과 진보신당 심상정 전 대표)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letmeou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