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씽' SK 엄정욱(28)이 돌아왔다. SK는 4일 우완 투수 제춘모(27)를 2군으로 내린 대신 오는 5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역시 우완 엄정욱을 1군 엔트리에 등록시킬 예정이다. 이에 따라 엄정욱은 지난 2006년 7월 14일 대전 한화전 이후 1025일, 거의 3년만에 처음으로 1군 무대 등판을 앞두게 됐다. 지난 2000년 데뷔한 프로 10년차 엄정욱은 국내 최고구속 기록을 보유한 '광속구 투수'로 유명하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두 차례 158km를 찍어 한국프로야구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이름이 올라있다. 2003년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는 비공인 161km까지 찍었다. 등판하는 것 자체가 화제였을 정도. 지난 2003년 16경기에 출장, 1승을 올린 엄정욱은 2004년 22경기에서 7승 5패 3.76의 방어율로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그 해 7월 25일 문학 KIA전에서는 생애 첫 완봉승까지 따내 차세대 SK 에이스로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2005년 8경기에서 1승 1세이브(방어율 0.61), 2006년 2경기에서 1홀드(방어율 10.80)만 기록한 채 사라졌다. 2006시즌 후 팔꿈치와 어깨 수술로 기나긴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그렇게 잊혀지는 듯 했던 엄정욱은 이번 시즌을 대비한 스프링캠프 때부터 다시 팬들의 관심을 불러모았다. 김성근 감독이 "SK 마운드 키맨 5인방"으로 꼽은 리스트에 제춘모, 이승호, 전병두, 박현준과 함께 엄정욱의 이름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평소 말이 없는 엄정욱도 지난 2월 오키나와 전지훈련 캠프에서 "몸 상태를 떠나 정신적으로 부상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며 "항상 부상 재발을 걱정했는데 지금은 그런 두려움이 완전하게 사라졌다"고 웃었을 정도다. 김성근 감독은 엄정욱에 대해 "선발로 쓸 수 있을지 보겠다"고 밝힌 만큼 중간투수로 먼저 나설지 아니면 깜짝 선발로 복귀전을 치를지 관심을 모은다. 한편 지난 2일 문학 삼성전에서 4년만에 마운드에 섰던 제춘모는 지난달 30일 1군 등록 후 4일만에 2군으로 내려갔다. letmeout@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