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km'양훈의 진화…한화 마운드 버팀목
OSEN 기자
발행 2009.05.05 10: 07

"양훈이 한화의 에이스이다". 처음엔 에이스 류현진의 부진에 화가나서 하는 말인 줄 알았다. 그러나 곱씹을수록 진심이 담겨진 말이었다. 지난 3일 군산 KIA전에서 7-0 경기를 7-5로 어렵게 이기자 김인식 감독은 "류현진은 바보다. 양훈이 한화의 에이스이다"고 정의를 내렸다. 김인식 감독의 말에는 두 가지 의미가 있다. 류현진에게는 자만하지 말라는 일종의 격려성 경고였다. 그리고 KIA의 거센 추격을 가볍게 뿌리친 양훈에게는 최고의 찬사를 보냈다. 지난 2005년 고졸루키로 데뷔한 이후 양훈이 들은 가장 기분좋은 말이기도 했다. 양훈의 성적을 보면 왜 그런말이 나오는지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4월16일 대구 삼성전에서 ⅔이닝동안 무려 5자책점의 부진으로 근심을 안겨주었다. 그러나 이틀 뒤인 18일부터 5월 3일까지 내려 7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중이다. 13⅔이닝동안 단 4안타만 내주었다. 그리고 삼진은 무려 14개를 뺏어냈다. 가히 무적의 피칭을 하고 있다. KIA와의 군산경기에서 2경기에서 필승 미들맨으로 등판했지만 사실상 소방수 노릇을 했다. 위기에서 등판해 불을 껐기 때문이다. 7경기에서 한화는 단 1패만 했다. 양훈이 토마스와 함께 불펜의 필승방정식으로 자리잡고 있다. 입단 이후 양훈은 꾸준히 성장했다. 속초고를 졸업하고 2005년 한화에 입단해 촉망받는 신인으로 기대를 모았다. 갖 부임한 김인식감독도 많은 공을 들여 키웠다. 2007년 주로 미들맨으로 47경기, 7승4패 방어율 3.74의 성적으로 올려 명실공히 팀의 주축투수가 됐다. 그러나 2008년 16경기에서 단 3승을 거두었고 방어율은 7.71로 수직 추락했다. 자만이 부른 부진이었다. 연봉도 5700만원에서 4500만원으로 깎였다. 실망한 김인식 감독은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했다. 대전구장의 비닐하우스에서 힘겨운 두 달을 보냈다. 이게 약이 됐다. 한용덕 코치와 함께 이를 악물고 훈련했고 팔을 더욱 높이는 투구폼으로 바꾸었다. 그런데 스피드가 데뷔 이후 처음으로 150km(152km)를 넘었다. 원래 큰 키(192cm)에 볼을 놓는 포인트가 높아지면서 변화구의 각이 더욱 예리해졌고 성적(방어율 2.73, 6홀드)으로 나타나고 있다. 스스로 "매일 벼랑에 선 기분으로 던진다"며 독기를 세우고 있다. 때문에 "작정하고 키울 선수는 아예 전지훈련을 보내지 말자"는 농담까지 나오고 있다. 눈부신 진화에 김인식 감독의 입에서 덜컥 '한화 에이스'라는 말까지 나왔다. 양훈이 앞으로 계속 그런 말을 듣게 될 지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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