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3할5푼(80타수 28안타) 2홈런 10타점 8득점 1도루. 롯데 자이언츠 외야수 이인구(29)의 올 시즌 성적표이다. 팀 성적이 최하위에 머무르고 있지만 그의 활약은 '군계일학'이라고 표현할 만큼 뛰어나다. 그는 지난 시즌 전반기 대부분 2군에 머물렀으나 손아섭(21)의 부상을 틈타 1군 엔트리에 합류, 타율 2할8푼9리(149타수 43안타) 2홈런 14타점 23득점 11도루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2007년 강병철 전 감독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서 이렇다할 성적을 거두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하늘과 땅 차이. 지난 3일 사직 두산전이 끝난 뒤 기자와 만난 이인구는 "최근 들어 1번 타자로 자주 출장하며 살아 나가기 위해 평소보다 더욱 집중한게 좋은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고 맹타 비결을 공개했다. 올 시즌 2번 타자로 낙점된 이인구는 조성환이 부상으로 빠진 뒤 톱타자로 중용되고 있다. 그는 "1,2번 타자의 차이는 느끼지 못한다. 어차피 밥상을 차리는 역할은 똑같다. 타석에 들어설때 나만의 스트라이크 존을 그린 뒤 거기에 들어오면 과감하게 방망이를 휘두른다"며 "너무 욕심을 부리면 볼에도 방망이가 나갈 수 있으니 자신감이 욕심으로 변하지 않도록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인구는 "시즌 초반 홈런 한 두 개 때린 뒤 나도 모르게 스윙이 커졌다. '이건 아니다' 싶어서 생각을 바꿨다. 홈런에 대한 욕심보다 간결하게 스윙하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어차피 홈런은 중심 타선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테이블세터로서 어떻게 해서든 살아나가는게 나의 임무이다. 타석에 들어서면 '저 투수에게는 지기 싫다'는 각오로 덤빈다"고 덧붙였다. 순둥이 이미지와 달리 상대를 반드시 꺾겠다는 승부 근성이 돋보였다. 그는 지난달 21일 문학 SK전(4타수 1안타) 이후 11경기 연속 안타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연속 안타 행진을 의식하냐"는 기자의 물음에 이인구는 고개를 가로 저었다. 이인구는 "경기가 끝난 뒤 (연속 경기 안타에 대해) 생각하지만 경기 전에는 절대 생각하지 않는다. 그저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게 가장 중요하다. 타격감이 좋으니 수염을 깎기 조심스럽다. 연속 안타 행진이 끝나면 수염을 깎겠다"고 웃었다. 지난 시즌에 비해 도루가 줄어든 것을 두고 "자꾸 안 뛰니까 '아웃되면 어쩌지' 하며 위축된다. 특히 경기가 풀리지 않을때 선수들끼리 '오늘은 뛰자'고 다짐한다. 하지만 생각 만큼 쉽지 않다. 경기 전 주루 플레이 훈련에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아웃되더라도 자꾸 뛰어야 사는 법도 알 수 있으니 열심히 뛰겠다"고 다짐했다. 외야진의 한 자리를 차지한 이인구는 "현재로서 주전이니까 당당하게 하려고 노력한다. 일단 경기에 계속 나가니까 '나는 주전 선수다', '내가 최고다' 라는 자부심을 갖고 최선을 다한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what@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