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일일드라마 ‘두 아내’(이유선 극본, 윤류해 연출)가 말그대로‘두 아내’ 영희(김지영)와 지숙(손태영)이 처음으로 마주치는 장면을 그리며 본격 전개를 펼쳤다. 5일 방송된 2회분에서 철수(김호진)는 아들 한별이의 유치원 행사 도중 지숙(손태영)의 딸 소리가 급성폐렴으로 정신을 못 차린다는 소리를 듣고 급하게 병원으로 달려갔다. 하지만 한별 역시 무대 위에서 구연동화를 하던 도중 넘어져 팔을 다쳐 소리와 같은 병원 응급실로 실려가게 됐다. 철수가 힘들어 하는 지숙을 꼭 안아주며 달래주는 순간, 한별이를 품에 안고 달려온 영희는 그 둘의 모습을 보고 놀라움에 “여보”란 한 마디를 내뱉었다. 철수의 불륜이 발각 위기에 처하는 순간이었다. 전작 '아내의 유혹'처럼 스피디한 전개가 눈에 띄는 이 드라마는 유쾌함과 무거거움 사이를 급하게 오갔다. 전혀 다른 느낌의 음악 사용과 등장 인물들의 상황, 대사를 통해 매 순간 분위기를 전환했다. 차량 접촉 사고를 해결하기 위해 커피숍에서 영희와 지호(강지섭)가 만난 장면은 코믹한 분위기를 만들었다. 지호가 우걱우걱 각설탕을 씹어먹는 모습을 보자 영희가 “어머어머 지가 말이야, 왜 각설탕을 씹어 먹고 난리야”라고 혼자 생각하는 것이나, 지호가 영희에게 “유치원 원장님으로 보이는데..아니면 이사장님?”이라고 말하자 파트타임 운전사인 영희가 “내가 그렇게 럭셔리해 보이니”라고 혼자 말하며 은근히 좋아하는 모습 등이 그러하다. 그런가하면 우연히 모텔촌에서 봤던 영희와 지호(강지섭)의 모습이 신경쓰여 영희의 핸드폰 마지막 통화 버튼을 눌러 전화를 해보는데 “아줌마 헤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전화에요”란 지호의 목소리에 놀라 전화를 끊어버리며 독백하는 철수의 모습은 그 ‘찌질함’에 웃음을 자아냈다. 하지만 이내 극은 영희와 지숙의 운명적 대면을 그리며 다시금 어두운 긴장감을 불러일으켰다. 두 아내를 가진 우유부단한 한 남자가 교통사고를 기억을 잃고 헤맨다는 내용 때문에 초반부터 ‘막장’ 눈총을 받는 이 드라마가 나름 완급조절을 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한편 ‘두 아내’는 안정적인 시청률로 첫 시작을 알렸다. 시청률조사회사 AGB 닐슨미디어리서치의 집계 결과에 따르면 4일 첫 방송된 ‘두 아내’는 12.6%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인기리에 종영한 화제작 ‘아내의 유혹’이 첫 회 시청률 12%를 기록한 것을 감안하면 높은 수치다. ny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