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군에서 올라온 골잡이 유창현의 꿈
OSEN 기자
발행 2009.05.06 12: 47

"제 꿈은 언젠가 1군에서 붙박이 주전이 되는 겁니다. 17개월 동안 기약 없는 2군에서 버틸 수 있었던 이유였으니까요". 남들처럼 신인왕을 노리겠다는 포부나 어떤 선수처럼 되고 싶다는 욕심도 없었다. 경기가 끝나면 온갖 궂은일을 다해야 하는 선수단의 막내 유창현(24, 포항)과의 만남은 그렇게 소박했다. 그러나 2군에서 올라온 골잡이 유창현의 열정까지 작지는 않았다. 지난해 2군 리그 득점왕(13골)으로 맹활약해도 1군 도약이 불투명했지만 유창현의 자세는 한결 같았다. 열정이 아니면 불가능한 일이다. 지난 1년 간 유창현을 지켜 본 포항 스틸러스의 한 관계자는 "이 친구만큼 성실한 선수를 본 적이 없다"며 오랜 기다림 끝에 얻은 기회를 꼭 잡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 유창현의 꿈, 1군의 붙박이 스트라이커 그러나 이런 열정이 유창현에게는 당연한 일이다. 유창현은 혼자가 아니기 때문이다. 바로 유창현의 경기가 있는 날이면 언제든지 지켜보는 부모님과 대구대 시절의 은사 박순태 감독이 버티고 있다. 유창현은 "나를 아끼고 믿어주는 분들이 너무 많다. 그래서 난 여기서 멈추면 안 된다. 박순태 감독님이 대표적인 분이다. 대학을 졸업한 지 1년이 지났는데도 내가 출전한 경기를 직접 보시고 잘못된 부분을 지적해주신다. 내가 열심히 할 수 밖에 없는 이유다"고 말했다. 자연히 유창현의 꿈은 1군의 붙박이 스트라이커가 됐다. 자신의 경기를 지켜보기 힘든 발걸음을 하던 지인들을 조금이나마 편하게 만들기 위해서다. 물론 성공하고 싶다는 유창현의 욕심도 있다. ▲ 유창현의 꿈, "포항의 승리를 이끌고 싶어요" 올 시즌 유창현은 어렵게 그 기회를 잡았다. 스테보를 비롯해 남궁도 등 포항의 주전 스트라이커가 약속이나 한 듯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그동안 유창현의 선전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이르다고 말했던 세르지오 파리아스 감독이 기회를 준 이유이기도 하다. 그리고 유창현은 지난 1일 자신의 1군 데뷔전이었던 대전 원정에서 선발로 출전해 날카로운 움직임을 뽐냈다. 또한 5일 센트럴코스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5차전에서는 전반 5분 페널티킥을 유도해 가능성을 확인했다. 아직 거칠고 서투른 모습이 드러나지만 가능성만큼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파리아스 감독도 "아직 골 같은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열심히 노력하는 선수다. 기대감을 잘 살려주고 있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그러나 유창현은 아직 만족하지 못하는 모양새다. 2군에서 자신이 모든 걸 책임졌던 유창현으로서는 당연한 노릇이기도 하다. 유창현은 포항의 승리를 이끄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했다. 그리고 유창현의 날갯짓은 이제 시작이다. stylelomo@osen.co.kr 지난 5일 센트럴코스트전서 유창현이 드리블하고 있는 모습=포항 스틸러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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