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씽' 엄정욱(28, SK)이 선발 등판을 확정지었다. 지난 4일 제춘모 대신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린 엄정욱은 김성근 SK 감독으로부터 7일 사직 롯데전 선발 투수로 낙점받았다. 이로써 엄정욱은 지난 2006년 7월 14일 한화전 이후 1028일만에 처음으로 1군 마운드에 서게 됐다. 거의 3년만이다. 게다가 선발 등판 경험은 이보다 더 오래됐다. 지난 2005년 8월 27일 문학 삼성전 이후 1349일로 거의 4년에 가깝다. 당시 엄정욱은 1⅔이닝 동안 4볼넷을 기록한 채 마운드를 내려왔다. 엄정욱의 가장 최근 승리는 지난 2005년 8월 21일 현대전에서 중간투수로 나와 기록한 것이며 선발승은 지난 2004년 8월 10일 현대전(6이닝 동안 6볼넷 8탈삼진 1실점)에서 기록한 것이 마지막이다. 1731일, 거의 5년에 가깝다. 지난 2000년 프로에 데뷔, 프로 10년차가 된 엄정욱은 국내 최고구속 기록을 보유한 '광속구 투수'로 유명세를 떨쳤다. 지난 2003년과 2004년 두 차례 158km를 찍어 한국프로야구사상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이름을 올렸다. 2003년 오키나와 전지훈련 때는 비공인 161km까지 찍어 등판 자체가 화제를 모았다. 지난 2003년 16경기에 출장, 1승을 올린 엄정욱은 2004년 22경기에서 7승 5패 3.76의 방어율로 성장 가능성을 보였다. 특히 그 해 7월 25일 문학 KIA전에서는 생애 첫 완봉승까지 따내 차세대 SK 에이스로서 뜨거운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그러나 2005년 8경기에서 1승 1세이브(방어율 0.61), 2006년 2경기에서 1홀드(방어율 10.80)만 기록한 채 사라졌다. 2006시즌 후 팔꿈치와 어깨 수술로 기나긴 재활에 매달려야 했다. 잊혀지는 듯 했던 엄정욱은 이번 시즌을 대비한 스프링캠프 때부터 호투하며 부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최근 2군 경기에서도 두 경기 연속 6이닝을 소화, 착실하게 선발 준비를 해왔다. 김성근 감독은 전날 경기에 앞서 "엄정욱이 합류함에 따라 투수진을 재정비하겠다"고 밝힘에 따라 엄정욱의 선발 등판 가능성을 암시한 바 있다. 첫 등판 통보를 받은 엄정욱은 "아직 잘 모르겠다"고 무덤덤한 표정을 지었지만 "직구는 평균 141km에서 144km 사이에서 형성되고 있고 최고 147km까지 찍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한편 가토 투수코치는 "힘에 의존하는 것을 벗어나야 하고 컨트롤도 아직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서도 "직구와 포크볼을 어떻게 조화시키느냐가 중요하지만 기대가 된다"며 우려와 기대를 동시에 나타냈다. letmeout@osen.co.kr SK 와이번스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