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버스 창유리 파손' 최악으로 치닫고만 롯데-SK전
OSEN 기자
발행 2009.05.06 22: 45

'도를 넘어서고 말았다'.
결국 우려가 현실이 되고 말았다. 롯데는 경기에서 진 것은 물론 일부 몰지각한 팬들의 매너 때문에도 고개를 숙여야 했다.
6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 SK전은 그야말로 여러 차례 눈살을 지푸릴 수 밖에 없는 경기였다. SK전 14연패 중인 롯데가 먼저 2득점한 후 6회 SK가 2-2 동점을 만들어 팽팽한 균형을 이뤘을 때만 해도 흥미진진했다.
경기 중 박재홍에게 집중적인 야유가 쏟아지긴 했다. 하지만 문제가 될 만한 사건은 없었기에 경기에 몰입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그런데 7회 선두타자 박재홍 타석 때 복선이 깔린 사단이 벌어지고 말았다.
볼카운트 0-1에서 박재홍이 타격 자세를 취했지만 곧 강광회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켰다. 1루측 익사이팅 존에서 뛰어나온 한 남자 관중이 오른손에 장난감용 플라스틱 칼을 휘두르며 박재홍을 향해 달려오고 있었다.
이 관중은 칼을 바닥에 내동댕이 친 후 자아도취에 취한 듯 양 손을 흔들어댔다. 곧바로 야구장 경호원은 이 남자를 잡아 곧바로 그라운드 밖으로 내보냈다.
이에 깜짝 놀란 김성근 SK 감독은 박재홍을 곧바로 대타 김재현과 교체했다. 박재홍은 만약의 사태에 대비,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곧바로 경호원의 보호를 받으며 구단 숙소로 먼저 출발해야 했다.
경기는 속행됐다. 그런데 박정권의 역전 투런포, 박경완의 쐐기 투런포가 잇따라 폭발해 순식간에 점수는 6-2로 벌어졌다. 그러자 관중석 이곳저곳에서 물병이 날아들기 시작했다.
3-6으로 롯데의 패색이 짙어진 9회에는 경기장으로 날아든 물병으로 경기가 툭툭 끊어지는 일이 발생했다. 그리고 SK의 승리가 확정되자 일제히 관중석에서 오물이 투척되기 시작해 '아수라장'의 시작을 알렸다.
경기 후 사직구장 밖은 그야말로 '광란'이었다.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것을 감지한 SK 선수들은 서둘러 경기장 밖에 마련된 버스를 향했다. 경찰 병력이 양쪽으로 관중들의 난입을 막아놓고 선수들의 통로를 확보, 통행에는 별탈이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착각이었다. 갑자기 SK 선수들을 향해 물병세례가 쏟아졌고 유리병이 깨지기도 했다. 어두운 상황이었기에 어디서 뭐가 날아올지도 모르는 상태였다. 이 과정에서 안경현은 등에 물병을 맞았고 박경완의 가방에는 생수병이 떨어졌다. 김상진 투수코치의 다리에는 병이 날아들었다. 한 일반관중은 어디선가 날아든 돌에 왼쪽 이마가 찢어져 피를 흘리기도 했다.
선수들이 구단에 올랐지만 SK 구단 버스는 제대로 출발하지 못했다. 팬들이 버스 앞으로 가로막는가 하면 돌이 버스 유리창으로 날아들었다. 일부 흥분한 팬은 버스를 향해 발길질에 나섰다. 결국 1호차 버스 유리창은 소주병으로 박살이 났고 말았다.
이날 롯데측은 평소 1개 중대보다 많은 3개 중대 경찰병력 240명을 대기시켜 놓았다. 전날에 비해 경호요원을 10명 더 추가 총 160명이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가까이 접근하는 팬들은 저지하는데 어느 정도 성공했다. 하지만 멀리서 날아든 돌과 술병, 물병, 오물 등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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