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속지킨 최희섭의 부활 광시곡
OSEN 기자
발행 2009.05.07 08: 15

KIA 4번타자 최희섭(30)이 고군분투하고 있다. 한 때 KIA의 아킬레스건이었던 최희섭이 자신의 약속대로 확연히 달라졌다. 부진과 부상에 신음했던 병든 거인이 아니었다. 팀의 든든한 4번타자이자 희망으로 자리잡았다. 최희섭은 타율 3할1푼4리, 9홈런, 21타점을 기록하고 있다. 모두 팀내 최고기록이다. 홈런은 공동 1위, 타점은 7위에 랭크되어 있다. 1년만에 이렇게 달라질 수 있는지 모두 의아하게 생각하고 있을 정도로 고공행진중이다. 최희섭은 지난 시즌을 마치자 살인적인 감량, 타격폼 전면수정, 의식개혁, 훈련과의 사투를 시도했다. 등산과 식이요법을 통해 20kg를 뺐다. 오른발을 들고 왼발에 중심을 두는 타격폼을 바꾸었다. "난 메이저리거가 아니다"며 마음을 바꾸었다. 자나깨나 훈련만 거듭했다. 그리고 시즌 개막을 앞두고 "반드시 부활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주변의 시각은 기대반 우려반이었다. 마음가짐과 몸가짐이 달라졌기 때문에 부활에 성공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최희섭의 타격에 근본적인 약점이 있기 때문에 실패로 끝날 것이라는 전망도 많았다. 초반 10경기는 후자의 전망이 맞는 듯 했다. 3개의 홈런을 날리긴 했지만 37타수 9안타 타율 2할4푼3리, 5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4월 중순부터 서서히 타격감을 끌어올리더니 이후 꾸준한 상승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찬스에서 역전홈런이 터지기 시작했고 타점생산 능력도 월등히 좋아졌다. 타격폼이 안정단계에 들어선 것이다. 이제는 상대투수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었다. 팬들이 기다리는 중요한 순간 결정적 홈런포들이 터지고 있다. 실례로 지난 4월 22일 두산 광주전에 역전 투런홈런을 날려 열광적인 분위기로 몰고 갔다. 소방수 한기주의 블론세이브로 아쉬운 홈런포가 됐지만 최희섭의 존재감을 보여준 홈런이었다. 이어 6일 목동 히어로즈전에서는 8회초 결승 역전 스리런홈런을 폭발시켜 팀을 연패의 위기에서 건져올렸다. 이 한방으로 최희섭을 옥죄고 있던 모든 우려의 눈빛을 날려버렸다. 대신 기대와 찬사의 눈빛으로 바뀌었다. 최희섭의 성공에는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 조범현 감독은 개막 이후 최희섭을 붙박이 1루수와 4번타자로 기용하고 있다. 매일 타순을 바꾸고 일부 선수들에게는 플래툰 시스템을 적용하면서도 최희섭만은 그대로 놓고 있다. 이런 믿음이 있기 때문에 최희섭이 심리적으로 흔들리지 않고 활약할 수 있다. 최희섭의 부활은 완성됐다고 볼 수 없다. 아직 시즌이 많이 남았기 때문이고 슬럼프를 겪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홈런왕과 함께 팀을 4강 이상으로 끌어올려야 되는 과제는 아직 해결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최희섭은 자신이 약속했던 부활의 길을 걷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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