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광분한 팬들의 불미스런 행동으로 묻혀버렸지만 분명 눈에 띄는 피칭이었다. 롯데 우완 유망주 투수 이상화(21)가 인상적인 프로 데뷔전을 가졌다. 이상화는 지난 6일 사직 SK전에 선발 등판, 5⅓이닝 동안 7피안타 1볼넷 3탈삼진으로 2실점한 후 강판됐다. 총 99개의 투구수를 기록했고 직구구속은 최고 146km를 찍었다. 프로 데뷔 첫 타자였던 박재홍에게 좌전안타를 맞으며 '역시 신인'이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기도 전에 5회까지 실점하지 않았다. 3~5회는 9명의 타자를 삼자범퇴로 돌려세울 정도였다. 그러나 6회 내야진들이 흔들리면서 같이 무너졌다. 4연속 안타를 맞고 이정훈과 교체됐다. 이에 롯데로서는 괜찮은 선발감을 발굴했다는 점에서 이상화의 호투가 더욱 반갑다. 이상화의 등장은 선두를 달리고 있는 SK타선을 상대로 꿋꿋하게 버틴 것도 있지만 구멍난 선발 로테이션에 한 자리를 차지할 것이라는 점에서 숨통을 틔어주는 것이다. 롯데 선발진은 에이스 손민한의 복귀가 더딘 상태고 이용훈, 조정훈이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등 힘겹게 버티고 있다. 김대우 카드는 실패했고 지금은 김일엽이 가세했다. 지난해 선발진 중에는 송승준과 장원준만 제 로테이션을 지켜내고 있을 뿐이다. 지난 2006년 경남고를 청룡기 정상에 올린 이상화는 2007년 1차 우선지명으로 롯데 유니폼을 입었다. 계약금을 2억 원이나 받을 만큼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팔부상과 더불어 좀처럼 기량이 오르지 않아 2년 내내 2군에 머물러야 했다. 무엇보다 188cm의 키와 95kg의 몸무게에서 뿜어져 나오는 직구와 더불어 슬라이더가 위력적이었다. 이날 경기 해설을 맡은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전체적으로 구위가 좋다"면서 "직구도 좋지만 특히 각이 짧으면서도 횡이 아닌 종으로 떨어지는 슬라이더가 인상적이었다"고 평했다. 로이스터 롯데 감독 역시 "신인 첫 등판치고는 대단한 피칭이었다"며 "우리팀 작전대로 타자를 잘 공략했다. 앞으로 필요한 선발 자원으로 기대된다"고 칭찬과 기대감을 동시에 드러냈다. 어렵게 기회를 잡은 이상화가 롯데 선발진의 한 축으로 연착륙에 성공할지 지켜 봐야 할 것이다. letmeout@osen.co.kr ▶ '깜짝 등장' 이상화, 롯데 선발진 숨통 ▶ [스토브 인터뷰] '우완 기대주' 이상화, "광민이와 함께 1군서 뛰고 싶다" ▶ 서정환, '이상화-전병두 선발 탈락' 경고 ▶ 이상화 200%-한기주 150%, 연봉 수직 상승 ▶ '관록' 송진우-'무명' 이상화, 준PO 3차전 격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