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진 감독, "정수성 있어 이종욱 포기했었다"
OSEN 기자
발행 2009.05.07 19: 53

[OSEN=목동, 박종규 객원기자] “정수성이 있었기에 이종욱을 두산으로 보낼 수밖에 없었다”. 김시진 감독이 두산의 간판타자 이종욱(29)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4년 전까지는 히어로즈의 전신 현대 유니콘스 소속이었던 이종욱을 잡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었다. 김 감독이 이종욱의 이야기를 꺼낸 것은 정수성 때문이었다. 7일 경기 전 목동구장 감독실에서 만난 김 감독은 최근 1군 무대에서 활약하고 있는 정수성에 대해 말하고 있었다. 그러다가 과거를 떠올렸다. 지난 2005년 12월 당시 현대는 상무를 갓 제대한 이종욱을 방출했다. 그해 톱타자로 활약한 정수성이 118경기에 출장해 100안타와 도루 29개라는 성적을 낸 터라 이종욱과 같은 발 빠른 타자에 대한 수요가 없었기 때문. 김 감독도 “그 때는 정수성이 있어서 이종욱의 자리가 없었지” 라며 사실을 인정했다. 그렇다 해도 김 감독의 아쉬움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당시 1군 투수코치를 맡고 있던 김 감독은 “2군 코칭스태프로부터 이종욱이 방출됐다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 이종욱 보다 더 좋은 선수가 어디 있나” 라고 말했다. 김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뒤로 나자빠질 정도의 충격’ 이었다고 한다. 뒤이어 “갓 제대해 1년도 뛰어보지 못한 선수인데다 1군에서 통할 수 있는 선수였는데 아쉽다” 라며 말을 이었다. 김 감독은 “그래도 두산에 가서 감독님 눈에 들어 그렇게 잘 된 것은 다행이다” 라며 이종욱의 성공을 긍정적으로 바라봤다. 어차피 선수가 성장하는 것은 여러 가지 환경이 들어맞아야 된다는 사실을 상기시켜 주는 김 감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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