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과가 달랐을 뿐이다. 투수 리드의 기조는 나도 (조)인성이와 같다".
나이를 무색케 하는, 대단한 활약이다. 은퇴를 번복하고 다시 유니폼을 입은 뒤 2번째 시즌을 치르고 있는 포수 김정민(39. LG 트윈스)이 탁월한 투수 리드로 팀의 6연승을 이끌고 있다.
김정민은 지난 7일 잠실 두산전서 8번 타자 겸 포수로 선발 출장, 타격 성적 면에서는 3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그러나 선발 봉중근(29)의 8이닝 2피안타 1실점 호투를 이끄는 공격적인 투수 리드를 통해 자신의 존재 가치를 확실히 알렸다.
LG가 5월 들어 치른 6경기를 모두 승리하는 동안 김정민은 선발 포수로 출장하며 2할2푼2리(27타수 6안타) 1타점에 그쳤다. 그러나 수비로 눈을 돌려보면 그의 활약은 너무나 눈부시다.
올 시즌 김정민의 포수 평균 자책점(CERA)은 3.40으로 50이닝 이상 마스크를 쓴 포수 총 10명 중 2위(1위는 KIA 김상훈-3.22)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여기에 도루 저지율 또한 6할1푼5리(도루 시도 13회/저지 8회)로 탁월한 수준이다.
두산과의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이끌면서 3경기 2점 만을 내주는 활약을 선보인 김정민은 "4월 말엽 청주서 벌어진 한화와의 3연전서는 구장이 작은 만큼 투수들이 유인구를 통해 도망가려는 모습을 보였다. 공격적인 성향이 아쉬웠던 만큼 잠실 같이 큰 구장에서는 초구 스트라이크를 유도하는 공격적 리드를 펼쳤다"라며 자신이 펼친 투수리드에 대해 이야기했다.
"경기 전에 전력 분석팀과 어느 정도 이야기를 맞춘 뒤 포수 자리에 나선다"라며 말을 이어 간 김정민은 최근 주전 조인성(34)과 결과론에 입각한 비교에 대해 "사실 내가 기본으로 삼는 투수 리드는 인성이와 다를 바 없다. 다만 결과가 안 좋아 그렇게 보이는 것 뿐이지 인성이도 리드 패턴은 나와 같다. 결과만으로 인성이를 폄하하지 않았으면 한다"라고 답했다. 팀 후배에 대한 애정이 묻어나온 그의 한 마디였다.
그의 성실함은 선수단에 대단한 효과를 미치고 있다. 김재박 감독 또한 김정민에 대한 이야기에 대해 "1년 간의 은퇴를 거친 후 야구를 더 잘 볼 수 있게 되었다고 하더라. 훈련을 너무 열심히 하길래 조금 쉬엄쉬엄하라고 해도 말을 듣지 않는다"라며 흐뭇한 표정을 지었다.
김정민에게 그에 대해 묻자 "내 나이가 선수치고는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체력적으로 문제는 없다"라며 웃어 보인 뒤 포수 자리에 대한 고충을 털어 놓았다. 그의 이야기에는 자신의 현재 활약이 조명받기 보다 후배들이 더욱 좋은 환경에서 야구를 할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겨 있었다.
"사실 포수 출신 선수가 은퇴 후 코치 자리를 찾기는 상대적으로 쉽습니다. 그러나 현역 생활을 지켜보면 분명 쉽지 않아요. 하루에도 200번 가까이 앉았다 일어났다는 반복해야 하고 블로킹도 계속하는 동시에 땅볼 때는 1루 백업에 들어가야 하잖아요".
"예전에는 연봉 고과에 있어 타격 성적만 반영하는 경우가 많아 포수들의 불이익이 컸는데 지금은 그래도 나아졌어요. 팬들께서 포수들의 활약을 결과론으로 보기보다는 그 과정이 굉장히 힘들다는 것을 어느 정도 알아주셨으면 합니다".
1년 간의 은퇴를 뒤로 하고 다시 유니폼을 입고 맹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정민. 매 경기 찬란하게 빛을 발하지는 않지만 팀에 없어서는 안될 선수임에 틀림없는 김정민의 플레이를 지켜볼 수 있는 팬들은 분명 행복한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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