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수목드라마 ‘시티홀’이 방송 4회 동안 단 한번도 시청률 1위를 놓친 적 없이 승승장구하고 있다. ‘시티홀’은 노처녀 10급 공무원 김선아의 시장 도전기를 코믹하게 다룬다. 시청률 필수 조건이라는 불륜, 복수, 출생의 비밀 등 일명 ‘막장 코드’ 없이도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준 셈이다. ‘시티홀’ 뿐만 아니라 동시간대 직접적으로 경쟁하는 KBS 2TV ‘그저 바라 보다가’(이하 그 바보), MBC ‘신데렐라 맨’도 자극적인 설정 없이 극을 이끌어 가며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고 있어 눈길을 끈다. ‘그바보’는 평범한 우체국 직원 구동백(황정민 분)과 톱스타 한지수(김아중 분)의 6개월 계약 연애에 관한 이야기다. 한지수가 김강모(주상욱 분)와의 부적절한 관계를 숨기기 위해 구동백과 계약 결혼하지만 두 사람의 관계가 극의 핵심 내용이 아니다. 순박하고 착하기만한 구동백의 퍼주기만 하는 이타적인 사랑과 그런 구동백을 이용한다는 죄책감에 괴로워하면서 점점 끌려드는 한지수의 로맨스를 다룬 이야기다. 물질적인 것도 마다하고 따뜻한 마음을 전하는 구동백에게 시청자들은 가슴 찡한 감동을 느낀다. ‘신데렐라 맨’ 또한 불륜이나 자극적인 설정없이 자신만의 색깔을 유지하고 있는 드라마다. 물론 권상우가 1인 2역을 맡고 있는 오대산과 이준희는 출생의 비밀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이 역시도 자극적인 설정이 아닌, 극의 흐름을 위한 하나의 장치로 작용했을 뿐이다. 동대문시장 3류 양아치 오대산이 특유의 밝고 씩씩한 성격을 무기삼아 의류 사업가로 성공하는 성장 스토리가 주요 내용이다. 특히 수목극 1위를 달리고 있는 ‘시티홀’은 깨끗하고 따뜻하고 정감 넘치는 정치인에 대한 판타지를 드라마로 옮겼으며 여기 주인공 신미래(김선아 분)와 조국(차승원 분)의 코믹한 러브스토리가 더해져 건강한 웃음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처럼 3사 수목드라마가 자극적인 설정 없이 건강한 소재와 스토리 전개로 경합을 벌이면서 시청자들에게 서로 다른 재미를 선사하고 있다. mir@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