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살아난 이승엽, "프로는 성적이 말해준다"
OSEN 기자
발행 2009.05.09 10: 22

전날 요코하마전서 시즌 2번째 연타석 홈런포를 날리며 부활을 알린 지난 8일 오전이었다. 요미우리 이승엽(33)에게 "연타석 홈런을 축하한다"는 기자의 축하 인사 전화 통화에 "연타석 홈런보다 이틀 연속 홈런 때리는게 더 좋을 것 같다"고 대답했다. 올 시즌 두 번째 연타석 홈런의 기쁨보다 쾌조의 타격감을 계속 이어가고 싶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그의 기대는 곧바로 실현이 됐다. 8일 주니치전서 투런 홈런포를 작렬, 이틀연속 홈런은 물론 3안타로 멀티히트를 기록하는 기염을 토했다. 이승엽은 7일 요코하마전에서 1루수 겸 6번 타자로 나서 0-3으로 뒤진 7회 2사 후 상대 선발 후지에의 3구째 슬라이더를 받아쳐 오른쪽 펜스를 넘기는 솔로 아치를 때린 뒤 8회 2사 1루에서 야마구치 준과의 대결에서 오른쪽 외야 상단 광고판을 강타하는 145m 짜리 대형 투런 아치를 터트렸다. '간절하게 원하면 이루어진다'고 했던가. 이승엽은 8일 주니치전에서 시즌 7호 홈런을 터트리며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이승엽은 3회 상대 우완 맥시모 넬슨의 초구 직구(151km)를 공략해 우월 투런을 뽑아내는 등 5타수 3안타 4타점으로 팀의 10-4 승리를 이끌었다. 그는 이틀 연속 대포 가동 뿐만 아니라 좌완 고바야시 마사토와 다카하시 아키후미와의 대결에서 안타를 뽑아내며 플래툰 시스템 탈출 조짐을 보였다. 시즌 타율도 2할3푼7리까지 끌어 올렸다. 올 시즌 시범경기에서 쾌조의 타격감을 뽐내며 부활을 예고한 이승엽은 정규 시즌에서 구단과 팬들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상대 투수들의 집요한 몸쪽 승부 속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았고 '업친데 덮친 격'이라는 표현처럼 하라 다쓰노리 감독의 플래툰 시스템으로 인해 타격 리듬을 잡을 여유조차 얻지 못했다. 시즌 타율은 1할대로 추락하고 언론의 뭇매도 피할 수 없었다. 그때마다 이승엽은 "프로는 성적이 말해준다"며 평정심을 잃지 않았다. 이승엽은 자신의 부진에 대해 "훈련량 부족"이라고 대답했다. 구차한 변명보다 모든 것이 자신의 잘못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이승엽은 1일 히로시마에서 고시엔으로 이동한 뒤 휴식을 반납하고 마쓰모토, 가지마에, 데라우치, 와키야 등 젊은 타자들과 함께 훈련에 몰두했다. 그는 무라타 타격 코치의 조언 속에 40분간 티배팅을 소화했다. 허리 위치를 의식하고 몸이 앞으로 나가는 단점을 보완했다. 1루 경쟁자 에두가르도 알폰소의 2군 강등에서 플래툰 시스템에 대한 부담을 덜어낸 이승엽은 최근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명예 회복을 재촉하고 있다. 여름 사나이라는 그의 수식어처럼 이승엽의 방망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달아오르고 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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