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을 비롯한 동물은 바깥세계의 정보를 얻기 위해 눈, 귀, 코, 입, 피부 등 고도로 조율된 장치를 가지고 있다. 흔히 이런 기관을 통해 받아들이는 감각을 ‘오감(五感)’이라고 한다. 만물의 영장이라고 하는 인간의 경우 오감 중에 가장 뛰어난 것이 시각이다. 인간이 외부로부터 얻는 정보 중에서 눈을 통한 것이 무려 80%라고 하니 인간의 신체 기관 중 눈만큼 중요한 것은 없다. 사람의 눈은 무려 1만 7000여 가지의 색을 구분하고 1Km 떨어진 거리에서 촛불의 1천분의 1의 빛을 감지할 수 있다. 하지만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이 가장 뛰어난 눈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을까? 꼭 그렇지는 않다. 단순히 시력만 비교한다면 독수리와 매 같은 육식조류가 훨씬 뛰어나다고 한다. 실제로 독수리의 눈은 6.0에서 8.0 정도의 시력을 가지고 있어 무려 사람보다 4배에서 8배까지 멀리 볼 수 있다. 이 때문에 예리한 시력을 가진 사람을 곧잘 독수리의 눈에 비유하기도 한다. 독수리의 눈이 좋은 이유는 사람과 달리 머리에서 눈의 크기(수정체)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많기 때문이다. 빛을 받아들이는 광수용 세포와 원추 세포의 수, 그리고 정보를 눈에서 뇌로 전달해주는 신경섬유의 비중이 인간보다 2배에서 5배 정도 많다. 타조는 이런 독수리 보다 3배가 넘는 25~30의 시력을 자랑한다. 4Km 밖의 물체의 움직임을 식별할 수 있는 타조의 눈(수정체)은 머리뼈 속을 꽉 채울 정도인 정구공만한 크기다. 고양이는 밤에 사람보다 훨씬 사물을 잘 볼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 고양이 눈의 눈동자는 빚을 많이 받아들이기 위해 활짝 열린다. 게다가 상이 맺히는 망막 뒤에 거울 같은 반사막이 있어 더 밝게 볼 수 있다. 어두운 곳에서 고양이의 시력은 사람보다 수십 배 높다. 뱀의 경우는 인간이 볼 수 없는 적외선을 볼 수 있다. 뱀의 눈 아래 있는 구멍에 적외선을 감지할 수 있는 ‘골레이세포(golay cell)’라는 특수한 신경세포가 있기 때문이다. 사람하고 가장 친한 동물인 개는 시력이 나쁜 동물의 대표격이다. 개는 사람에 비해 수정체의 조절능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대개 2~3 디옵터 즉 30~60cm 거리에서만 초점을 맞출 수 있다. 그보다 가까운 물체는 흐릿하게 보인다. 또한 색깔을 구별하는 능력이 현격히 떨어진다. 따라서 개는 사물을 식별하는데 후각을 보조수단으로 사용한다. 이렇듯 동물은 각자 자신이 처한 환경에 특화된 눈을 가지고 있다. 흔히 사람의 일반적인 시력은 1.0~2.0이다. 이는 인간이 이 세상의 아름다움을 만끽하며 살아가는데 충분하기에 그렇게 만들어진 것이다. /OSEN=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이인식 명동밝은세상안과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