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히 게스트들이 출연해 이야기를 풀어가는 ‘정통 토크쇼’를 넘어 특정한 상황과 주제가 주어지는 ‘상황 설정’ 토크쇼가 뜨고 있다. MBC ‘황금어장’ ‘놀러와’, KBS 2TV ‘해피투게더’, SBS ‘야심만만’ 등 방송 3사 주요 토크쇼가 모두 시트콤처럼 상황을 설정하고 게스트에게 토크 주제를 던져주는 형식이다. MBC ‘황금어장’의 ‘무릎팍 도사’는 게스트가 점집을 찾아 ‘무릎팍 도사’ 강호동에게 고민을 상담하는 형식이다. ‘라디오 스타’는 게스트(주로 가수)들이 보이는 라디오에 출연해 막무가내 4MC에게 휘둘리는 콘셉트다. 두 코너 모두 게스트들이 힘겨워하는 듯 하지만 인기는 올라가고 게스트들도 출연을 반기는 눈치다. KBS 2TV ‘해피투게더’는 목욕탕이라는 독특한 장소가 눈길을 끈다. 게스트들은 동네 목욕탕에 온 것처럼 편안한 분위기에서 한창 수다를 떤 다음 ‘웃지마 사우나’에서는 상황 설정 토크를 벌이고, ‘캐비닛 토크 이건뭐’에서는 추억이 가득한 물건에 관한 에피소드를 털어놓는다. ‘유재석 김원희 놀러와’ 는 일반 스튜디오에서 토크쇼를 진행하다 후반전에는 모든 MC와 게스트가 자취방 콘셉트의 ‘골방’에서 편하게 안아 간식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눈다. 이때 게스트들은 더욱 자유분방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 놓는다. ‘야심만만2’도 11일 방송부터 대대적인 변화를 꾀했다. MC들이 유치장에서 게스트를 맞는 설정인 ‘유.치.장’(유머가 판치는 장)으로 게스트들은 각각의 죄목에 대한 토크를 풀어간다. 예를 들면 솔비는 ‘미모 탐욕죄’, 조성모 ‘초록의 죄’, 예정 ‘안면 낯선죄’ 등을 선고받고 스스로 해명에 나선다. 이처럼 상황 설정 토크쇼가 뜨는 이유는 이런 상황에서 게스트들이 좀더 편하게 토크에 임할 수 있고 시청자들도 편안하게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정통 토크쇼를 표방했던 KBS 2TV ‘박중훈쇼’가 큰 호응을 얻지 못한 데는 딱딱한 진행도 한몫했다. 하지만 ‘목욕탕’ ‘자취방(골방)’ 등은 한층 친근하고 편안한 상황에서 진행된다. 또 '무릎팍 도사'나 '유.치.장' 같이 토크의 방향성이 제시돼 있으면 게스트들이 이야기를 풀어가기 편하다. ‘야심만만’ 최영인 PD는 “초반에 이야기 주제를 먼저 던져주면 게스트들도 말하기 편하다. 무작정 토크를 풀어가는 것보다 방향성이 제시돼 있는 것을 편하게 생각한다”며 말했다. 이처럼 정통 토크쇼의 딱딱하고 경직된 분위기를 풀어주고 다른 토크쇼와의 차별성을 갖는 상황 설정 토크쇼가 더욱 각광받고 있다. miru@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