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끝까지 자리를 지켰으면 좋겠어요". 구김살 없이 자랐을 것 같은 인상이지만 그의 야구 인생은 굴곡으로 가득 차 있다. 맹활약과 수술, 복귀 활약 후 지난 시즌 다시 부상으로 인해 팬들의 짙은 아쉬움을 샀던 윤규진(25. 한화 이글스)이 다시 스파이크 끈을 동여 맸다. 올시즌 2패 평균 자책점 5.40(11일 현재)을 기록 중인 윤규진은 유원상(23)이 2군으로 강등되며 선발 보직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다. 최근 투,타 수비 부조화로 인해 6연패 늪에 빠진 한화는 그동안 팀이 원하는 순간 빛을 발했던 윤규진의 어깨에 다시 한 번 기대를 걸고 있다. 2004, 2005시즌 한화 계투진의 샛별로 떠오르며 맹활약을 펼쳤던 윤규진은 2006년 5월 일본 미나미 공제병원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은 이후 2시즌 동안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2006시즌에는 단 한 경기도 등판하지 못했으며 2007년에는 8경기에 출장, 1패 1홀드 평균 자책점 3.95를 기록했다. 어린 나이에 팀의 주축 투수 중 한 명으로 활약했으나 얼마 지나지 않아 부상에 발목 잡힌 그에 대한 팬들의 아쉬움은 너무도 컸다. 지난 시즌 윤규진은 팔꿈치 재활 성공으로 150km에 이르는 직구를 앞세워 5승 2패 12홀드 1세이브 평균 자책점 3.76을 기록, 다시 계투진의 축으로 자리했으나 시즌 막판 어깨 부상 탓에 힘을 다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4선발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첫 경기서 부진(2008.4.2 목동 히어로즈 전 5이닝 5실점 패)한 모습을 보였던 윤규진은 당시처럼 기회를 스스로 차 버린 모습을 되풀이 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첫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 바로 계투진에 포함된 것도 많이 아쉬웠습니다. 지난 번 군산 경기(2일 KIA전 4⅔이닝 9피안타 6실점 패)서도 제 역할을 하지 못했는데 그 모습을 되풀이하면 안 되겠죠". 뒤이어 윤규진은 시즌 끝까지 선발진에서 힘을 보태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시즌 종료 시까지 선발로 마운드를 지키고 싶다고 이야기하는 그의 눈빛에는 데뷔 이후 팀을 위해 '마당쇠' 역할도 거리낌없이 해내던 강인함이 담겨 있었다. "상황이 상황인만큼 지금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렇게 잡아낸 기회를 그대로 살려서 시즌 끝까지 선발 보직에 설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웃음).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