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 카운트 몰려도 공에 집중하고자 노력한다". 단순히 성적이 오른 정도가 아니다. 타석에서의 태도가 확실히 달라졌다. '이블 준석' 최준석(26. 두산 베어스)이 한 단계 높아진 선구안을 바탕으로 시즌 초반 팀 타선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올 시즌 29경기에 출장해 3할9푼4리(99타수 39안타/4위, 11일 현재) 7홈런(공동 8위) 30타점(공동 2위)를 기록하며 김현수(21), 김동주(33)와 함께 중심 타선을 구축 중인 최준석은 특히 투 스트라이크 이후 더욱 강해진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지난 시즌까지 삼진 당 볼넷(BB/K) 비율이 0.50 가량에 불과했던 최준석은 올 시즌 13개의 삼진을 기록하는 동시에 13개의 볼넷을 얻어내면서 BB/K 1.00으로 향상된 수치를 기록 중이다. 선구안이 확실히 좋아졌음을 알 수 있다. 지난 시즌까지 최준석은 볼 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서 극단적으로 쫓기는 타격을 보여주던 타자였다. 거의 모든 타자들이 어려워하는 2스트라이크-0볼에서 최준석의 타격 성적은 지난해 3푼4리(29타수 1안타), 2007시즌에는 1할(20타수 1안타)에 불과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3할3푼3리(12타수 4안타 1홈런 2타점)으로 부쩍 높아졌다. 볼이 쌓여갈 때도 최준석의 타격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스트라이크를 전제로 볼이 쌓여가는 상황서 그의 타율은 2할대 초반에 불과했다. 지난해 최준석의 풀카운트 성적은 2할5푼(24타수 6안타)에 삼진 9개, 볼넷 10개였고 2007시즌에는 1할6푼7리(48타수 8안타) 삼진 22개, 볼넷 28개였다. 투수에게는 볼을 기다리는 모습이 더욱 반갑던 타자가 바로 최준석이었다. 그러나 올 시즌에는 다르다. 최준석은 풀카운트 상황서도 3할5푼7리(14타수 5안타) 4타점을 기록하는 동시에 삼진 4개를 빼앗기는 대신 볼넷 5개를 얻어냈다. 최준석은 올 시즌 모든 볼 카운트 상황서도 3할 대 이상의 타율을 기록하며 결코 쉽게 넘어갈 수 없는 타자 중 한 명이 되었다. 볼 카운트가 불리한 상황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데 대해 묻자 최준석은 "겨우내 훈련을 많이 한 만큼 볼 카운트가 불리할 때도 '안타를 때려낼 수 있을 것 같다'라는 자신감이 붙었다. 또한 몸 상태가 괜찮은 만큼 공에 집중하는 능력이 더 나아진 것 같다"라고 밝혔다. 특히 공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는 이야기는 주목할 만 하다. 시즌 초반 최준석은 경기 전 배팅 케이지에 들어서기 전 김광림 타격 코치가 지켜보는 가운데 임팩트 순간 힘을 더하는 스윙을 추가로 휘둘렀다. 어퍼 스윙을 그대로 두는 동시에 왼 무릎을 고정시키고 공이 맞는 순간을 가정해 손목에 힘을 모으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탁월한 배팅 파워에 집중력을 더하며 더욱 무서운 타자로 발전한 최준석. 자신감과 집중력을 갖추고 팀 타선의 중추가 된 최준석이 올 시즌 종료 후 어떤 성적표를 받아들게 될 것인지 팬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farinell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