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패배에도 빛난 정성훈의 '불꽃 투혼'
OSEN 기자
발행 2009.05.13 22: 08

[OSEN=잠실, 박종규 객원기자] 올시즌 달라진 LG의 저력. 그 중심에는 정성훈(29)의 투지가 있다. 올시즌 LG 트윈스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정성훈이 몸을 사리지 않는 투혼으로 팀 분위기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13일 잠실 SK전에 3루수 겸 3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정성훈은 어김없이 투지를 불태웠다. 정성훈은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서 SK 선발 고효준의 3구째를 잡아당겼다. SK 3루수 최정 앞에서 바운드 된 공은 최정의 얼굴을 맞고 유격수 쪽으로 굴절됐다. 이것을 모창민이 잡아 1루로 던졌으나, 왼쪽으로 벗어나고 말았다. 그 사이 이미 1루를 통과한 정성훈은 1루수 정경배와 뒤엉켜 넘어졌다. 넘어지는 순간 머리에 충격을 받은 정성훈은 그라운드에서 두 세 바퀴 구르기까지 했다. 트레이너의 부축을 받고 간신히 일어난 정성훈은 최동수의 우전안타 때 과감히 3루까지 파고들었다. 타이밍 상 아웃이 될 상황에서 정성훈은 몸을 사리지 않고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했다. 마침 우익수 박정권의 3루 송구가 부정확한 바람에 살아난 정성훈은 후속 타자 이진영의 유격수 땅볼 때 기어이 홈을 밟았다. 정성훈은 지난 10일에도 몸을 내던졌다.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 도중, 더위에 지쳐 쓰러질 정도의 투혼이었다. 7회말 수비 도중 무더위에 현기증을 느낀 정성훈은 그 자리에 주저앉고 말았다. 더 이상 경기를 치르기엔 부족하다는 진단을 받아 교체된 정성훈. 게다가 이날 팀의 9연승이 좌절되어 더욱 아쉬움이 컸다. 5시간 39분의 혈투가 벌어진 전날(12일)에도 정성훈의 열정은 여전했다. SK와 9-9로 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정성훈은 잘 맞은 타구가 중견수에게 잡히자 헬멧을 내던지며 분을 삭이지 못했다. 비록 이날(13일) 팀이 1-2로 아쉽게 패해 3연패에 빠졌지만, 정성훈으로 대변되는 LG의 집념은 디펜딩 챔피언 SK마저 혀를 내두르게 했다.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