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 월요일 경기 폐지가 불러올 파장
OSEN 기자
발행 2009.05.14 14: 15

"월요일 경기를 폐지하려면 경기수도 줄이는 것이 옳다. 원칙이 무너진 마당에 이건 되고 이건 안되고 하는 것이 어디있나". 벌써부터 심상치 않은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시행 첫 해부터 거부 반응을 불러온 월요일 경기가 시행 한 달만에 폐지될 것으로 보이자 일선 지도자들의 불만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야구가 장난이냐'는 것이다. 특히 김성근 SK 감독은 "한 달만에 폐지할 규정을 왜 만들었나. 이것이 다 지도자, 야구인들의 현장 의견이 배제된 상태에서의 일방통행식 결정 때문"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이어 "월요일 경기 대신 더블헤더를 부활하자고 하면 과연 다른 감독들이 가만 있겠는가"라며 "그렇게 한 달만에 없앨 수 있는 규정이었다면 올해 새롭게 바뀐 시행체제를 모두 바꿔야 하는 것이 옳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감독 뿐 아니라 다른 감독 및 코치들도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들을 토로해내고 있다. 이는 곧 '원칙'이 무너지는데 따른 당연한 '도미노' 부작용으로 볼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올 시즌에 앞선 지난 2월 8개 구단 단장이 모인 회의를 통해 2009년 대회요강 및 경기시행 세칙을 확정했다. 팀당 경기수가 126경기에서 133경기로 늘었다. 지난해 실시한 무제한 연장전이 폐지되는 대신 12회 연장전 무승부 제도가 부활했다. 그러나 무승부는 승률계산에서 패로 계산한다. 또 주말경기 중 한 경기 취소되면 월요일 경기를 갖도록 했다. 올해 새롭게 변경된 시행 세칙의 출발점은 133경기였다. 경기수를 늘려 풍성한 기록양산과 더불어 관중동원을 통해 야구의 부흥을 꾀한다는 대명제가 깔려 있었다. 이 때문에 월요일 경기 혹은 더블헤더가 논의됐던 것이다. 지금에 와 월요일 경기 폐지 의견이 들리면서 이 원칙이 흔들리기 일보직전에 놓여 있다. 구단들 스스로 현장의 목소리를 귀담아 듣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과 동시에 '더블헤더'라는 또 다른 쟁점을 끄집어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올해가 '원칙가변'의 본보기가 돼 당장 내년부터 새로운 원칙에 대한 믿음이 결여될 가능성이 높다. 월요일 경기를 폐지하면 당연히 더블헤더에 대한 찬반 논의가 나올 것이 뻔하다. 그러나 더블헤더마저 반대에 부딪히면 팀당 133경기로 늘인 것은 무의미해진다. 133경기로 늘어난다는 전제 하에 논의된 것이 월요일 경기와 더블헤더였기 때문이다. "그럼 각팀마다 마지막 일정에서 7경기를 하지 않으면 126경기로 돌아가는 것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무승부가 패가 된다는 제도도 바뀌어야 한다. 1무에 0.5승을 달라", "이미 월요일 경기를 시행한 팀은 어떻게 하나", "무제한 연장도 부활시켜라" 등의 이야기가 바로 터져나오고 있다. 결국 오는 15일 열리는 단장회의를 통해 결정될 사안이 '원칙'의 근간을 흔들 수 있다는 점에서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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