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관중난입은 내가 자랑하는 부산팬 아니다"
OSEN 기자
발행 2009.05.14 19: 00

14일 사직구장. 전날 삼성과의 경기 도중 발생한 관중 불펜 난입 사건에 대한 여운은 가시지 않았다. 지난 13일 경기 롯데의 8회말 공격. 7번 최기문 타석 때 3루 관중석에 있던 세 명의 취객이 안전망을 넘은 뒤 안전요원들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사직구장 좌측에 마련된 삼성 측 불펜에 난입했다. 이들은 동래경찰서 사직지구대로 연행돼 업무방해 죄로 불구속 입건됐다. 당시 좌측 펜스 인근 관중석에서 근무했던 안전요원 A씨는 "좌측 펜스 근처 관중석에 앉아 있던 세 남자가 삼성 투수들을 향해 침을 뱉고 물병을 던졌다. '던지면 안 된다'는 선수들의 말에 그 관중들은 욕설로 받아 들여 화를 내며 그라운드로 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불펜 진입을 시도하는 취객을 막는 도중 취객으로부터 얼굴을 얻어 맞았다. 전병호 삼성 투수 코치는 선수들을 보호하기 위해 육탄 방어도 감행했다. 왕성한 혈기를 가진 A씨이지만 꾹 참을 수 밖에 없다. A씨는 "우리는 무조건 맞을 수 밖에 없다. 같이 대응해서도 안되지만 하더라도 우리만 손해다. 상대방이 잘못하더라고 우리가 미안하다고 말할 수 밖에 없다"고 하소연했다. 제리 로이스터 롯데 감독은 "메이저리그에서도 종종 있는 일"이라며 "하지만 관중이 그라운드로 난입하면 처벌이 강해 재발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방지책에 대해 "한국에 온지 오래되지 않아 확실히 모르겠지만 다른 팬들이 난동을 부린 팬들이 야구장에 들어와 있는 것을 보면 '해도 괜찮겠지'하는 생각이 들 수 있다"며 "어떻게 하든 선수를 보호하고 팬들이 선수들의 흐름을 끊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부산의 남다른 야구 열정에 대해 자랑스럽게 여기는 로이스터 감독은 "지인들에게 부산팬들의 뜨거운 야구 사랑에 대해 자랑을 많이 하지만 내가 자랑하는 부분과 행동은 다르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모니터를 보고 깜짝 놀랐다"는 선동렬 삼성 감독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는 "그나마 예전에 비하면 (관중 의식이) 많이 나아졌다. 내가 선수로 활동하던 시절에는 그런 일이 허다했다. 예전에 관중들이 철문을 뚫고 들어오려고 한 적이 있었는데 선수들이 살기 위해 방망이를 쥐고 있기도 했다"고 회상했다.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에서 활약했던 선 감독은 "우리도 미국과 일본처럼 선수단 전용 통로가 마련돼 있어야 한다. 선수들이 유니폼을 입은채 이동하는데 외부인은 절대 들어올 수 없어 팬들과 마주칠 일이 없다"고 설명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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