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뒤집히는 것은 한 순간이었다. 디펜딩 챔피언 SK 와이번스가 6회 터진 최정의 역전 결승 투런과 정상호의 쐐기 솔로포, 송은범의 올 시즌 첫 선발 완투에 힘입어 LG 트윈스를 4연패 수렁으로 빠뜨렸다. SK는 14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LG 전서 3-4로 뒤지고 있던 6회 터진 최정의 역전 결승 중월 투런과 곧이어 터진 정상호의 좌월 솔로포 등을 앞세워 8-4 승리를 거뒀다. SK는 이날 승리로 시즌 5연승을 달리는 동시에 시즌 전적 23승 4무 8패(14일 현재)를 기록하며 선두 자리를 굳게 지켰다. 반면 LG는 4연패 늪에 빠지며 시즌 전적 18승 1무 16패를 기록하게 되었다. 선취점은 지난 2경기와 마찬가지로 SK의 방망이서 나왔다. SK는 1회초 2사 후 3번 타자 박정권의 우월 솔로포(시즌 8호, 비거리 110m)로 먼저 1점을 올렸다. 상대 선발 최원호의 초구 체인지업(117km)이 가운데로 몰린 것을 그대로 당긴 박정권의 노림수 타격이 빛을 발했다. 그러나 3연패 사슬을 끊겠다는 LG의 의지는 곧바로 표출되었다. LG는 1회말 1사 후 이대형의 중전 안타와 2루 도루 이후 정성훈의 3루 방면 내야 안타로 1-1 동점을 만들었다. 로베르토 페타지니가 삼진으로 물러났으나 뒤이어 들어선 이진영은 친정팀의 가슴을 쓰리게 하는 우월 투런(시즌 5호, 비거리 120m)을 작렬했다. 상대 선발 송은범의 3구 째 커브(119km)를 그대로 걷어 올린 이진영의 당겨치는 힘을 볼 수 있던 장면이었다. 여기에 LG는 2회말 2사 3루서 박용택의 1타점 번트 안타로 4-1로 달아나는 점수를 얻었다. 득점 지원에 힘입어 마운드의 최원호 또한 4회까지 1실점으로 분투했다. 그러나 SK는 5회초 2사 1루서 박재상의 우월 투런(시즌 1호, 비거리 110m)으로 3-4 추격점을 뽑으며 경기를 흥미진진하게 이끌었다. 박재상은 볼카운트 0-2서 최원호의 낮게 깔린 체인지업(112km)을 그대로 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2점 홈런으로 연결했다. 전세가 뒤집힌 것은 6회초였다. 1사 후 박재홍의 우익수 방면 2루타로 득점 찬스를 맞은 SK는 후속 타자 최정이 LG 세 번째 투수 김광수로부터 뽑아낸 중월 투런(시즌 4호, 비거리 125m)으로 5-4 역전에 성공했다. 2구 째 가운데로 몰린 슬라이더(130km)를 때려낸 최정의 타구는 X-존으로 쏙 들어가버리는 아치가 되었다. 여기에 뒤이은 정상호의 좌월 솔로포(시즌 1호, 비거리 120m)까지 터져 나온 덕분에 SK는 6-4까지 점수 차를 벌여 놓았다. 정상호가 쏘아올린 작은 공은 연패 탈출을 노리던 LG의 의지를 다시 한 번 꺾는 홈런포가 되었다. SK는 8회초 2사 만루서도 박재상의 밀어내기 볼넷으로 7-4까지 달아나며 사실상 승리를 확정지었다. SK 선발 송은범은 초반 4실점 하기는 했으나 이후 더 이상의 추가점을 내주지 않으며 9이닝 동안 무려 144개의 공을 던진 끝에 7피안타 4실점(탈삼진 7개, 사사구 3개)으로 시즌 5승(무패) 째를 수확했다. 송은범의 완투승은 올 시즌 처음으로 나온 기록(완투는 3회 째)이다. 결승포의 주인공 최정은 5타수 2안타 3타점을 올리며 팬들의 가슴을 뿌듯하게 했다. 친정팀과 맞선 LG의 '국민 우익수' 이진영은 이날 5번 타자 겸 우익수로 선발 출장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올리며 다시 타격감을 끌어올렸으나 팀의 역전패 속에 빛을 잃었다. farinelli@osen.co.kr 최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