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 로망? 더이상 10만이 아니다
OSEN 기자
발행 2009.05.15 09: 53

지난해까지 국내 독립영화들의 대망은 관객 10만명 동원이었다. 상영 스크린 대 여섯개가 고작인 현실에서 실제로는 1만명 동원에도 감지덕지 하기 일쑤였다. 그러나 올해 '워낭소리'의 신화 이후, 독립영화 제작자들은 더이상 10만 관객 틀에다 꿈을 한정시키지 않는다. 독립영화에 대한 관객들의 인식이 달라지면서 웰메이드 작품들에는 꾸준한 수요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워낭소리' 제작사 인디스토리는 지난 2월10일 '꿈의 관객 30만을 만나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당시 보도자료 전문은 이렇다. ['워낭소리'가 크게 일을 냈다. '워낭소리'는 개봉 첫 주가 지나면서 주요 포탈 사이트의 영화면 각종 순위의 상위에 랭크 되더니 개봉 2주차부터는 영화 예매 사이트 10위권 안에 이름을 올렸다. 개봉 3주차가 되자 CGV 예매율 1위를 기록, 놀라움을 사더니 개봉 4주차에는 CGV 예매율 연속 1위, 영진위 통합전산망 예매율 1위, 인터파크 예매율 1위, 예스24 2위, 티켓링크 3위 등 각종 예매 사이트 상위에 랭크되는 기염을 토했다. 좌석 점유율 역시 40%를 육박하며 흥행에 가속도가 붙었다. 뿐만 아니고 현재까지 다음과 네이버 등에서 '마린보이'와 '체인즐링', '키친'을 따돌리며 실시간 영화 검색어 당당 1위를 기록 중이다. 역시나 '워낭소리'는 개봉 20일만에 10만 관객을 돌파, 급기야 2월7, 8일 주말 이틀간 13만 4855명을 끌어 모으며 지난 주말 이후 전국 관객 수 30만을 돌파했다. (2/8 (일) 전국누계: 305,121 / 상영관 : 전국 70개 / 출처 : 배급사 집계)] '워낭소리'도 처음에는 10만명만 동원해도 큰 잔치를 벌일 요량이었다. 그러던 게 30만을 넘어서며 세간의 이목을 확실히 끌기시작했고 불과 10일 후인 2월20일, ['워낭소리', 40~50대 관객 힘으로 6주만에 예매 역전 1위, 300만명 갈까?]라며 기염을 토했다. 꿈의 숫자 10만명이 불과 개봉 6주만에 300만 신화로 탈바꿈한 셈이다. '워낭소리'는 최종 292만명으로 흥행을 끝냈지만 독립영화 사상 최대 관객동원과 수익으로 대박을 기록했다. '워낭소리'의 성공이 단지 '워낭소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게 한국 독립영화에는 큰 힘을 보태는 중이다. '워낭소리'의 흥행 폭풍 와중에도 '낮술'이 그들만의 축제 분위기를 이어갔고 평소 같았으면 찻잔 속의 태풍으로 끝났을 '똥파리'의 해외영화제 선전이 흥행으로 이어졌다. '똥파리' 역시 적은 상영 스크린에도 불구하고 10만, 30만 고지를 차례로 깨며 롱런에 들어간지 오래다. 여기에 기독교 선교사 다큐멘타리인 '소명'도 4주만에 1만5천명, 6주만에 3만명을 돌파하며 소리없는 흥행을 자랑하고 있다. 4월2일 중앙시네마에서 단관 개봉한 '소명'은 5월 중순 CGV 6개 사이트를 비롯 모두 10개 상영관으로 늘어났다. '박쥐' '7급 공무원' '스타트랙' '천사와 악마' 등 와이드릴리즈 영화들의 악다구니 경쟁 속에서 오히려 독립영화의 순수성을 확연히 빛내는 중이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출연진이 화려하지 않고 막대한 제작비를 들이지 않더라도, 좋은 영화는 관객이 찾아본다는 사실 하나로 마냥 행복한 게 요즘 한국 독립영화의 분위기다. mcgwire@osen.co.kr 영화 '소명'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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