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가 태풍의 눈이 될 것인가. KIA가 2년만에 4위로 도약했다. 지난 2006년 4강 입성 이후 약체팀으로 전락했다. 이듬해 최하위로 추락했고 조범현 감독 체제가 들어섰지만 시즌 6위에 그쳤다. 올해 역시 초반 행보가 불안했으나 막강한 선발진을 앞세워 4위에 올랐다. KIA의 4위 도약과 함께 SK와 두산, LG를 넘어설 수 있을 지 눈길을 모은다. KIA는 팀 방어율 1위의 마운드를 바탕으로 타선에 힘까지 생기면서 모처럼 투타 밸런스가 맞고 있다. 5월들어 각종 타격수치들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만큼 이들 상위팀들과 일합을 겨룰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있다. 그렇다고 특히 탄탄한 전력을 갖춘 SK와 두산을 꺾기는 쉽지 않다. 현재 KIA가 이들 상위팀을 꺾기 위해서는 갖춰야할 덕목들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SK와 두산에 있는 것들이 KIA는 아직 미흡하기 때문이다. 바로 수비력과 주루, 야구를 생각하는 선수들의 강렬한 근성이다. 이미 개막 이후 KIA의 약점으로 드러난 부분이다. KIA는 내야수비 전체와 좌익수가 불안하다. 주루에서도 헛점들이 드러나고 있다. 쉽게 상대에게 노출이 된다. 그나마 요즘 나아졌지만 모든 플레이에서 연결개념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그라운드에서 보여주는 선수들의 근성도 부족했다. 분명히 강력한 선발진과 부활한 최희섭이 버티는 중심타선은 SK와 두산을 넘을 수도 있다. 그러나 두 팀을 넘기 위해서는 보다 세밀한 부분에서 힘이 있어야 한다. 두 팀의 선수들은 마치 야구를 위해 태어난 것 처럼 정밀하고 활력이 넘치고 집중력을 갖고 있다. 불펜은 KIA 보다 뛰어나고 타격, 수비, 주루, 작전에서 탄탄한 힘을 보유하고 있다. KIA는 개막 이후 미세한 실수를 반복하고 거친야구를 해왔다고 볼 수 있다. 이길 수 있는 경기를 놓친게 한 두 차례가 아니다. "잔실수만 없었다면 지금 1위는 KIA의 차지가 됐을 것이다"는 말도 듣는다. 특히 이는 외부의 평가가 아니다. 조범현 감독이나 심지어 노장 이종범이 가장 아쉬워하는 대목이고 순위경쟁을 위해 KIA가 가장 필요한 요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지난 좌절을 생각하면 KIA는 4위에 안주할 수는 없다. 지난 97년 전신 해태시절 우승 이후 단 한번도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지 못했다. 한국시리즈는 숙원의 무대이다. 드디어 올해는 희망의 빛이 보이고 있다. 2년만에 4위에 오른 KIA의 눈은 강팀들을 향해 있다. KIA가 이들을 제압할 수 있는 힘을 보여줄 수 있을 지 새삼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