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창단 연패 타이' 히어로즈, 총체적 난국 속 희망
OSEN 기자
발행 2009.05.15 10: 38

"어제는 '할말이 없다'는 말씀이라도 하셨는데 오늘은 아무런 말씀도 없으십니다". 지난 14일 목동 두산전이 끝난 후 김시진(51) 감독의 멘트를 듣기 위해 기자실을 떠났던 히어로즈 홍보팀 직원이 다시 들어서면서 하는 말이었다. 김시진 감독의 그 어떤 말보다 강한 심정이 전달된 셈이다. 이날 히어로즈는 두산에 4-11로 대패, 7연패로 '팀 창단 후 연패 타이'라는 수렁에 빠져들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에서 최악의 상황이 거듭나오면서 집중력을 잃고 말았다. 팽팽하던 긴장감이 찰나에 무너지더니 회복되지 않았다. 시즌 승률(.324) 최하위는 물론 팀방어율(5.76)과 팀타율(.251)도 덩달아 맨아래로 내려앉았다. 그야말로 총체적인 난국이 아닐 수 없다. ▲공격-수비-마운드…총체적 난국 이날 경기 전 히어로즈는 송지만(36)과 이숭용(38) 등 두 명의 베테랑 타자를 2군에서 올렸다. 김 감독은 "두 명 다 2군에서 잘 쳤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송지만은 팀 주장으로서 선수단을 추스려야 하고 '캡틴'이라 불리는 이숭용 역시 최선참으로서 선수들을 아우러야 하는 임무도 함께 주어졌다. 그러나 연패행진은 오히려 '7'로 불어났다. 공격, 수비, 마운드 모든 박자가 제대로 맞아 떨어지지 않았다. 이날도 히어로즈는 2회(1사 3루) 4회(1사 만루) 5회(1사 만루) 등 절호의 득점찬스를 맞이하고도 침묵으로 일관했다. 특히 강정호는 3차례나 주자를 3루에 두고도 외야플라이 하나 쳐내지 못했다. 전날까지 최근 5경기에서 19타수 8안타로 4할2푼1리의 타율을 올리며 상승곡선을 그렸기에 더욱 아쉬웠다. 유격수 강정호는 7회 평범해 보이던 플라이를 떨어뜨려 패배의 빌미를 제공하기도 했다. 전날인 13일은 3루수 황재균이 1루수 악송구로 경기의 흐름을 뒤집어놓았다. 하지만 무엇보다 김 감독이 아쉬워하는 부분은 "바로 경기 전 연습했는데 실전에서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 감독이 직접 방망이를 잡고 투수를 중심으로 한 수비훈련에 집중했다. 지난 13일 1루수를 봤던 조중근이 2루행을 지시받은 것도 사실은 7회 안일한 수비자세 때문이었다. 마운드는 그야말로 난국이다. 선발 로테이션 조차 돌리기가 버거울 정도다. 당초 4선발이었던 이현승이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내고 있는 것이 다행스러울 정도. 좌완 원투펀치가 될 것으로 믿었던 장원삼, 마일영은 물론 김수경마저 밸런스를 찾지 못해 곤혹을 치르고 있다. 이에 따라 중간투수진은 과부하가 걸린 상태. 신철인, 이상열, 조용훈, 김성현 등이 있지만 현재 상황에서는 안심할 수 있는 투수가 없다. 마무리 황두성까지 연결하기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래도 희망은 있다 히어로즈는 연패 속에서도 희미하지만 청신호도 함께 보이고 있다. 마운드에서는 김수경의 볼끝이 살아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다. 김수경 스스로도 어느 정도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다만 큰 것 한 방에 한순간 무너지는 사태를 얼마나 견뎌낼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장원삼과 마일영도 아직은 아니지만 5월말 혹은 6월초 정도에는 제 기량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중간 불펜진에서는 김성현이 조금씩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경기경험이 쌓일수록 차차 안정세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럴 경우 조용훈과 함께 롱릴리프로서 하루씩 대기할 수 있는 중심을 세울 수 있을 예정이다. 공수에서는 결국 중심이 돼줘야 하는 강정호, 황재균이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얼마전 바닥을 찍고 조금씩 유지상태로 돌아섰다. 조만간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히어로즈 코칭스태프는 기대하고 있다. 여기에 클락과 브룸바가 중심을 잡아주고 돌아온 베테랑 타자 이숭용과 송지만이 팀을 추스린다면 연패 탈출은 물론 하위권 타출도 불가능하지 않으리라는 전망이다. 히어로즈의 이런 희망이 15일 목동구장에서 맞이하는 LG와의 3연전 첫날부터 드러날 수 있을지 궁금하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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