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원희(26, 위건 애슬레틱)는 필드를 종횡무진 누비는 젠나로 가투소(32, AC 밀란)과 비견돼 '조투소'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조투소' 조원희가 지난 16일(한국시간) 밤 부상을 딛고 스토크 시티전에 나서 한국인으로서 6번째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무대를 밟는 감격적인 순간을 연출해냈다. 이러한 사실이 놀랍게 다가오는 것은 조원희는 지난 4월 1일 2010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북한전을 앞두고 무리하게 출전을 감행, 종아리 근육 파열로 사실상 시즌 아웃 판명을 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원희는 위건의 스티브 브루스 감독도 혀를 내두를 만큼 재활에 매진에 결국 시즌 내 복귀를 이뤄냈다. 조원희가 '최고의 투사'로 불릴 수 밖에 없는 2가지 사례가 있다. 지난 2003년 4월 광주 상무에 몸 담고 있던 조원희는 포항 스틸러스와 원정 경기 도중 팔이 부러지는 부상을 당했다. 그러나 조원희는 이 사실을 숨긴 채 계속해서 출전을 감행했고 끝끝내 경기를 마무리했다. 물론 부상을 키워 6개월 재활 판정을 받기에 이른 무모한 일이었지만 울산 현대 시절 무명에 가까웠던 조원희가 김상식, 정경호, 이동국 등 쟁쟁한 선배들과 경쟁서 살아 남기 위해 불살랐던 투지는 여전히 회자되고 있다. 결국 이강조 감독에게 인정받아 광주서 주전으로 발돋움했고 전역 후 수원 삼성으로 적을 옮겨 챔피언까지 올랐으니 조원희의 선택이 틀리지만은 않았던 셈. 두 번째 사례 역시 부상임에도 불구하고 출전을 감행했던 북한전 이야기다. 조원희는 대표팀에 차출된 지난 3월 28일 이라크와의 평가전서 종아리를 다쳤고 이어 4월 1일 북한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에 무리하게 출전을 강행, 결국 종아리 근육 파열을 진단받았다. 당시 허정무 대표팀 감독은 출전을 만류하고 나섰지만 조원희는 종아리가 부었음에도 스타킹 윗 부분을 자르고 경기에 출전해 풀타임을 소화하며 팀 승리를 이끌었다. 김정우가 경고 누적으로 출전하지 못한 상황서 대체자가 없었기 때문에 책임감 하나로 고통을 숨긴 채 그라운드를 누볐던 것. '잘하는 이는 열심히 하는 이를 따라오지 못한다'는 말을 몸 소 보여주고 있는 조원희의 '아름다운 도전'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parkrin@osen.co.kr 조원희가 지난 4월 1일 북한전 후 리광천과 악수를 나누는 모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