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현장의견 반영하는 야구인 배심원 제도 두자"
OSEN 기자
발행 2009.05.17 14: 16

"세계 2위 야구를 하는 나라 리그의 발상이라니…". 김성근(67) SK 감독이 시즌 중 월요일 경기 폐지에 따른 더블헤더 경기에 대한 비판을 계속 이어갔다. 현장의견 반영을 위한 새로운 제안도 내놓았다. 김 감독은 17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앞서 "시즌 중 더블헤더 경기를 실시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다. 그런 발상을 하는 것 자체가 가난한 것"이라고 신랄한 비판을 가했다. 시즌 중 갑작스런 규정 변경도 문제지만 현장과 동떨어진 발상을 내놓는 것 자체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어 김 감독은 "재판장에 배심원을 두는 것처럼 단장회의를 할 때 현장에 몸담았던 경험을 지닌 야구인 5명을 배심원으로 둬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래야 현장에서 불합리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규정을 사전에 차단할 수 있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시즌 전에 정해진 규정을 시즌 중 이렇게 갑자기 바꿔서 적용한 사례가 있느냐"는 김 감독은 "인조잔디 구장에서 6시간 이상을 긴장된 상태로 서 있는 선수들의 경우 자칫 무릎이나 허리 등에 이상이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선수보호 차원을 들어 실시하지 않던 더블헤더를 다시 실시하겠다고 한데 대한 불만이 고스란히 담긴 말이다. 또 김 감독은 "세계 2위 야구를 하는 나라 리그의 발상이 이렇다"면서 "단장들이야 2~3년이면 바뀌지만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람들은 오래 있던 사람들 아니냐. 맞지 않은 규정에 대해 왜 '안돼'라고 말을 못하는지 모르겠다"고 아쉬워했다. 구단이 새로운 안을 내더라도 안될 것 같으면 미리 차단해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모든 팀이 투수가 부족한 현실이다. 다른 감독들은 이제 아예 '마음대로 해보라'는 자포자기 심정을 가진 것 같더라"며 현장 감독들의 목소리를 대변하기도 했다. 김 감독은 "노동조합 이야기를 꺼내는 선수들의 마음을 알 것 같다. 노조는 시기상조일지 모르지만 선수들의 주장 내용은 맞아가고 있다. 타협하지 않으려 하니 그렇게 나올 수 있다고 본다"며 "나이 먹으면 '그래그래'하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젊은 아이들이 가진 패기와 정열을 잊어간다. 이런 제일 중요한 것들을 잃어가고 있는 것 아닌가"라고 한탄하기도 했다. 끝으로 김 감독은 "한국프로야구가 30년 가까이 흘렀다. 시행착오를 거치며 바꿀 것은 바꿔야 하지만 요즘은 어째 다시 안좋았던 시절로 돌아가는 것 같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letmeou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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