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LG 트윈스 용병 강타자 페타지니의 위력은 배리 본즈급이었다.
17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 히어로즈의 더블헤더 1차전에서 페타지니가 히어로즈의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에 막히자 번트로 대응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2-2로 팽팽하게 맞선 3회초 LG 공격서 1사 주자없는 가운데 타석에 들어선 좌타자 페타지니는 히어로즈 선발 이현승의 초구에 기습 번트를 시도했다. 높은 공에 방망이를 밀어댔으나 파울이 됐다.
발이 느림보인 페타지니에게 좀처럼 볼 수 없는 기습 번트 시도였다. 페타지니가 번트 공격을 감행한 이유는 히어로즈의 극단적인 수비 시프트 때문이었다.
히어로즈 내야진은 좌타자로 밀어치기 보다는 전형적인 풀히터인 페타지니의 타구 방향을 예측해 평소보다 많이 우측으로 모두 이동했다. 3루수가 유격수 자리로, 유격수가 2루수 자리로, 그리고 2루수와 1루수가 간격을 더욱 좁히며 우측 타구에 대비했다.
이에 맞서 페타지니는 텅빈 3루쪽으로 번트 타구를 댄 것이다. 발은 느리지만 수비가 없는 3루쪽으로 타구를 굴리면 살 수 있다는 계산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히어로즈 수비진의 승리였다. 페타지니는 번트 실패 후 강공으로 2-유간 땅볼 타구를 날렸으나 2루수 위치에 가 있던 히어로즈 유격수 강정호에게 막혀 아웃됐다.
올 시즌 공격 전부문에서 상위권에 포진하며 최고 용병 타자로 맹활약하고 있는 페타지니에 맞서 히어로즈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좌타 강타자였던 배리 본즈에게 상대 구단들이 적용했던 수비 시프트를 적용해 성공을 거둔 것이다. 타구단들도 페타지니를 겨냥해 '수비 시프트'를 적용할 것으로 보인다.
페타지니는 상대가 수비 시프트로 나오면 "번트 공격을 하겠다"고 대응 전략을 밝혔는데 이날 시도했으나 무위에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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