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점-결승 타점' 정수빈, "기다리라는 지시 들어 맞아"
OSEN 기자
발행 2009.05.17 22: 27

"저는 후반에 투입되잖아요. 선배들이 정말 고생하셨죠". '될 성 부른 떡잎'이 다시 한 번 본색을 드러냈다. 신인 외야수 정수빈(19. 두산 베어스)이 팀을 올시즌 첫 더블헤더 2연패 위기서 구해내는 귀중한 2타점을 올렸다. 정수빈은 17일 잠실 구장서 벌어진 삼성 라이온즈와의 더블헤더 2차전서 6-7로 뒤진 6회 1사 1,3루에 이성열(25)을 대신해 대타로 출장, 동점타가 된 중견수 희생 플라이를 때려낸 데 이어 8회 2사 만루서는 상대 우완 권오원(30)을 상대로 결승 밀어내기 볼넷을 얻어내며 8-7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유신고를 졸업하고 2차 5순위로 입단한 정수빈은 사실 저학년 시절부터 팀의 주전으로 활약했으나 팀 전력이 약해 주목을 받지 못했던 유망주였다. 지난해 8월 세계 청소년 야구 선수권서도 한국의 우승에 기여했으나 다른 신인들에 비해 스포트라이트에서 빗겨 나 있었다. 그러나 17일 그는 영웅이었다. 경기 경험을 쌓아가며 조금씩 제 기량을 발전시키던 정수빈은 나이 답지 않은 인내심과 선구안, 작전 수행 능력으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후 정수빈은 "들어서다보니 승부처에 나서게 되었어요"라며 머쓱하게 웃은 뒤 "예전에 LG와의 잠실 3연전 같은 때는 긴장을 많이해서 제 활약을 못했는데 오늘(17일)은 승리에 공헌해 기분이 좋습니다"라고 밝혔다. 6회 동점타 상황에 대해 묻자 "그 상황에서 욕심을 내기보다 외야로 공을 띄우는 게 팀을 위해 가장 좋은 방법 같았다"라고 이야기 한 정수빈은 8회 결승 타점에 대해 "처음에 타석에 들어서기 전에는 '자신있게 쳐라'라는 지시가 있었다"라며 뒷 이야기를 털어 놓았다. 뒤이어 그는 "초구부터 노릴까 했는데 볼이 나와서 기다리다가 볼카운트 1-3까지 갔다. 그 때 벤치에서 일단 기다리라는 지시가 나와서 공을 지켜본 것이 밀어내기 볼넷으로 이어졌다"라며 코칭스태프에 결승점에 대한 공을 돌렸다. 생애 첫 더블헤더가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정수빈은 "저는 후반에 나서는 교체요원이잖아요. 처음부터 끝까지 나서는 게 일상인 김현수(21) 선배나 김동주(33) 선배가 훨씬 힘드시죠"라며 다시 한 번 웃어 보였다. farinelli@osen.co.kr 두산 베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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