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외인구단’ 임유진, “미스 춘향 출신? 망가지는 것도 두렵지 않아요”(인터뷰)
OSEN 기자
발행 2009.05.18 10: 53

MBC 주말특별기획 ‘2009 외인구단’에서 포수 백두산의 여인 영순으로 출연 중인 탤런트 임유진(26)은 여러 얼굴이 내재된 기대되는 신예다. ‘2009 외인구단’에서 일명 텐프로 마담으로 극 중에서는 돈과 명예를 쫓는 속물에 여우지만 알고 보면 사랑스러운 여우라는 게 임유진의 설명. 영순 역에 발탁되고 나서 캐릭터를 분석하느라 불면증까지 생겼다는 야무진 신예 임유진을 만났다.
#백두산의 여인 영순 역, 사랑스러운 여우예요
‘2009 외인구단’에서 영순은 오혜성의 절친이자 포수인 백두산의 사랑을 받는 여인이다. 철없고 생각 없이 말하는 영순은 극 중에서 두산의 사랑을 버리고 오히려 두산을 이용하는 얄미운 여우다.
“겉으로만 보면 영순이 질 나쁜 술집 여자로만 보일 수 있지만 두산의 진정한 사랑을 깨닫고 뒤늦게 돌아오게 될 것 같아요. 영순 역이 너무 탐나서 오디션 장에 영순이처럼 하고 갔어요. 파마 머리에 딱 봐도 왠지 다방 레지 느낌이 나게 말이죠. 그 동안 영화나 드라마를 보면서 내가 진짜 영순이라면 어떻게 말할지, 어떻게 애교를 부릴 지 하나 하나 상상해 보면서 영순이가 되는 법을 배웠어요.”
#미스 춘향 출신, 망가지는 것도 두렵지 않아요
단아한 외모에 동양적인 눈매를 가지고 있는 임유진은 사실 미스 춘향 출신이다. 하지만 임유진은 오히려 미스 춘향 출신이라는 이유로 많은 오해를 받아야 했다. 미인 대회 출신 배우들은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한다는 편견을 부셔버려야 했던 것.
“실제로 배역을 얻을 때 미스 춘향 출신이라고 하면 ‘미인 대회 출신인데 망가지는 역할도 할 수 있겠어?’라고 물어보는 분들이 많아요. 전 오히려 망가지고 싶어요. 그래서 자칫 강해 보일 수 있는 영순 역에 욕심을 부린 거고요. 평소에 제 얼굴에서, 눈에서 느껴지는 이미지와는 완전히 다른 역할을 해보고 싶어요. 제 안의 모든 것을 버리고요.(웃음)”
#현장에서 에너지를 얻는다는 배우들의 말, 나도 알 것 같아
미스 춘향 대회에서 1위로 입상한 임유진은 곧장 일본으로 건너 가 모델로 활동을 했다. 하지만 그녀의 시련을 거기서부터 시작됐다.
“1년 반 동안 일본에서 잡지 전속 모델을 하면서 유학 생활을 했는데, 적지 않은 문화 충격을 받았어요. 제가 생각했던 연예계 생활과는 거리가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서 정식으로 연기 공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고 서울예대로 들어가 연기의 기본부터 다시 배우기 시작했어요.”
그녀는 대학교에서 연기 수업을 받으면서 스스로를 깨는 작업을 반복했다고 털어놨다. 그 동안 착각과 오만 속에서 살아왔던 자신과의 싸움에서 임유진은 연기가 곧 운명임을 느꼈다고.
“많은 배우들이 ‘현장에서 에너지를 얻는다’는 말을 왜 하는지 깨닫게 됐어요. 카메라가 돌아가는 순간 그 안에서 모든 것을 표출해 내는 순간, 그리고 현장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의 말과 몸짓에 집중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느끼게 됐어요. 정말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전도연 선배님 같은 여러 가지 색깔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연기? 나를 버리고 캐릭터라는 새 옷을 입는 작업
아직 많은 것을 경험해 보지 못한 그녀는 과연 어떤 연기론을 가지고 있을까? 임유진은 “연기할 때만큼은 저의 영혼을 내려두고, 잠깐 다른 영혼의 옷을 입는 작업이라고 생각해요. 아직은 많이 부족하지만 저를 믿어 주시는 감독님과 스태프, 늘 제가 편하게 연기할 수 있게 곁에서 도와주시는 선배 연기자들이 있으니 늘 감사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어요. 큰 꿈을 가진 신인 여배우가 어떻게 성장해 나가는지 관심 가지고 지켜봐 주세요”라며 당찬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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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호 기자 ym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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