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투수진에게 시즌 초반 4월과 5월 중반까지는 ‘이없으면 잇몸’으로 버틴 시기였다. 그래도 선발 로테이션이 기대 이상으로 잘 버텨줘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 됐다. 에이스 봉중근을 비롯해 심수창, 정재복, 최원호, 이범준 등이 선발 투수로서 제몫을 다해냈다. 선발진이 원활한 대신 불펜은 상대적으로 약세였다. 2년차 우완 신예 정찬헌과 베테랑 좌완 원포인트 요원인 류택현 등이 고군분투했지만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하며 종반 싸움이 힘들었다. 불같은 타선의 힘으로 타구단보다 많은 역전승을 일궈낼 수 있어 다행이었다. 그렇게 힘들게 버티던 LG 투수진에 희망이 보이기 시작했다. 2군에서 재활에 열중이던 ‘왕년의 에이스’ 박명환이 지난 주말부터 1군 무대에서 본격 가동되기 시작했다. 박명환은 지난 17일 히어로즈와의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 최고구속 시속 148km의 강속구와 각이 예리한 슬라이더를 보여주며 4이닝 3실점으로 부활 가능성을 엿보였다. 1년여만의 실전 등판으로 아직 경기 감각이 문제이나 구위는 좋다는 평을 듣고 있다. 또 옥스프링의 대체 용병으로 이번 주부터 투입될 릭 바우어도 기대할만하다는 게 LG 코칭스태프의 평가이다. 김재박 감독은 “바우어가 제2선발로 기대할만하다”며 한국무대에 순조롭게 적응하기를 고대하고 있다. 선발진에 박명환과 바우어가 가세하면서 기존 선발 투수로 뛰던 최원호, 정재복, 이범준 등이 불펜으로 전환될 전망이다. 이들 3명 중 2명이 불펜으로 전환되면 상대적으로 부실했던 불펜진도 강화될 것이 확실하다. 이들은 선발진에서도 제몫을 해줬지만 불펜에서는 더욱 힘을 낼 것으로 보인다. 짧은 이닝을 전력투구하게 되므로 상대 타선을 충분히 막아낼 것으로 기대된다. 마무리 우규민이 아직 불안한 투구를 펼치고 있지만 리드를 확실하게 유지할 수 있는 우완 셋업맨이 한 꺼번에 2명씩이나 생기는 LG로서는 한층 강화된 투수진으로 상위권을 고수할 태세이다. 보다 원활한 불펜진 운용으로 탄탄해지고 있는 LG 투수진이다. 점점 늘어나고 있는 LG 선발진과 점점 줄어들고 있는 KIA 선발진이 맞붙는 주초 3연전의 결과가 궁금하다. sun@osen.co.kr '돌아온 에이스' 박명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