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호 있음에' 빈틈 걱정없는 LG
OSEN 기자
발행 2009.05.19 14: 35

[OSEN=박종규 객원기자] 요즘 LG 트윈스에는 ‘공백’ 이란 단어를 찾아볼 수 없다. 주전 선수의 부상을 걱정할 새도 없이 새로운 희망이 보이기 때문이다. 올시즌 신바람을 타고 있는 LG의 원동력 중 하나는 빈틈이 없다는 점이다. 주전 2루수인 박경수가 오른쪽 손목 인대 부상을 당해 전열에서 이탈했지만, 곧바로 구세주가 나타났다. 그 주인공은 프로 17년 경력의 ‘LG 전성기의 산 증인’ 박종호(36). 박종호는 지난 14일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박경수와 자리를 맞바꾼 것이다. 복귀 첫날(잠실 SK전) 9회말 2사 후 대타로 들어서 삼진에 그쳤으나, LG 팬들 앞에서 자신의 이름 석자를 알릴 수 있는 기회가 됐다. 복귀 이튿날인 지난 15일(목동 히어로즈전), 박종호는 본격적으로 그라운드 적응에 나섰다. 2루수로 선발 출장했던 박용근이 3회말 2루에 악송구하는 실책을 범해 곧바로 교체된 것이다. 더그아웃에서 경기를 지켜보던 박종호는 허겁지겁 그라운드로 뛰어나갔다. 당시 상황에 대해 박종호는 “너무 갑작스럽게 투입돼 정신이 없었다. 몸도 안 풀고 앉아있었던 지라 너무 긴장돼서 처음엔 몸이 굳은 것도 생각이 안났다” 라고 회상한 뒤, “그 때 히어로즈가 계속 장타를 쳤기에 망정이지 내야에 타구가 많이 왔더라면 실수했을 것이다” 라며 숨 가빴던 기억을 떠올렸다. “처음엔 정신이 없었지만 한 두 이닝이 지나면서 금세 적응이 됐다” 는 본인의 말처럼 박종호는 안정감을 되찾았다. 5회 첫 타석에서 15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낸 데 이어 6회에는 변화구를 잘 받아쳐 오른쪽 펜스까지 굴러가는 2루타로 연결시켰다. 7회에는 보내기 번트를 완벽하게 소화했고, 9회 마지막 타석에서는 ‘밀어치기의 정석’ 에 가까운 자세로 좌전안타를 때려냈다. 지난 17일 히어로즈와 더블헤더 1차전에서 박종호는 2루수 겸 7번 타자로 선발 출장했다. 지난해 6월 6일 광주 KIA전 이후 약 1년 만의 선발 출장. 이 경기에서도 박종호는 3타수 1안타 3득점으로 제몫을 다했다. 특히, 3회 수비에서는 순발력을 발휘해 이택근의 안타성 타구를 점프해서 낚아챘다. 예전의 위용을 되찾은 듯한 박종호. 정작 자신은 “수비는 적응됐는데, 타격은 아직 잘 모르겠다. 1년 만에 치르는 야간 경기도 아직은 낯설다” 며 손사래를 친다. 주전 2루수로 발돋움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는 “그저 팀에 누가 되지 않게 최선을 다할 뿐이다” 라고 겸손하게 대답했다. 팬들의 성원이 이어지고 있다는 말에 “정말 감사하다. 그런데 한편으로는 부담이 되기도 한다” 라고 대답한 박종호는 “이런 식으로 계속 나간다면 부활이죠” 라며 웃어보였다. 지난 1992년 LG 유니폼을 입고 프로에 입문한 뒤, 1994년 우승 등 팀의 전성기와 함께했던 박종호. 지난해 7월 삼성에서 방출되는 시련을 겪었던 그가 11년 만에 친정팀의 부름을 받고 재기에 성공할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2009년 찾아온 LG의 전성기에 안정감을 더해줄 그의 활약이 기대된다. LG 트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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