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축구 시즌이 막바지에 다다르면서 '감독 지키기'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유난히 감독들의 연쇄 이동이 활발해질 것이라는 예상 탓이다. 레알 마드리드, 첼시, AC 밀란, 유벤투스 등 빅 클럽이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사령탑 교체를 예고하면서 변화의 바람은 이제 돌풍으로 커졌다. 자연히 명장을 보유한 클럽들은 사수 의지를 더욱 불태우고 있다. 사령탑의 변화는 곧 클럽의 변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물론 원하지 않는 변화다. 대표적인 구단이 바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아스날. 젊은 선수들의 육성에 강점을 보일 뿐만 아니라 특유의 전술에서 높은 점수를 받는 아르센 웽거(60) 감독은 예년처럼 강력한 러브콜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레알 마드리드는 아스날의 젊은 주장 세스크 파브레가스와 함께 웽거 감독의 영입을 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탈리아 세리에 A의 AC 밀란도 사령탑으로 고심하는 것은 마찬가지다. 지난 2001년 이후 카를로 안첼로티(50) 감독과 함께 성공시대를 열었던 AC 밀란은 첼시행이 거론되고 있는 안첼로티 감독을 눌러 앉히는 데 총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리고 안첼로티 감독이 떠난다면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백방으로 알아보고 있는 형국이다. AC 밀란은 아약스에서 사퇴한 마르코 반 바스텐(45) 감독과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소중한 사령탑을 빼앗긴 클럽도 있다. 올 시즌 빅 3의 아성을 깨고 네덜란드 에레디비지에 우승컵을 거머쥔 AZ 알크마르다. 정상이라는 짜릿한 즐거움을 맛 본 AZ 알크마르는 그 즐거움을 채 즐기지도 못한 채 바이에른 뮌헨에 루이스 반 갈(58) 감독을 내줘야 했다. 독일 분데스리가의 볼프스부르크도 울상이다. 선두를 질주하고 있는 볼프스부르크는 펠릭스 마가트(56) 감독이 다음 시즌부터 샬케04의 지휘봉을 잡는다. 너무 잘나가도 문제인 셈이다. 치열한 우승 경쟁을 펼치는 시점에서 선두에 그저 웃을 수가 없는 이유다. stylelomo@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