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애가 오는 22일 방송되는 MBC '휴먼다큐 사랑- 우리가 사랑할 시간'에 내레이션으로 참여한다. ‘우리가 사랑할 시간’은 지난 2007년 2월 악성 뇌종양으로 1년 시한부 선고를 받았지만 엄마를 비롯한 가족들의 눈물겨운 사랑으로 꿋꿋한 삶을 살아가는 12살 소녀 재희의 이야기다. 배우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김희애가 내레이션 녹음 현장에 들어서 원고를 받아본 순간 ‘큰일 났다’라고 속으로 외쳤다고 한다. 시한부 선고를 받은 아이와 그 가족의 사랑 이야기를 대본을 통해 보며 녹음을 하다가 눈물이 나올까봐 걱정됐던 것. 김희애는 평소 눈물이 없는 것으로 유명해 드라마에서 시한부 인생을 연기할 때도 눈물이 안 나와 고생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반대로 눈물을 억지로 참아야 하는 상황이 닥쳤다. 녹음이 시작됐고 김희애는 눈물이 나올까봐 일부러 영상을 살짝살짝 훔쳐보기만 했다. 대본을 보며 큐 싸인이 날 때마다 차분히 읽어나갔다. 하지만 이내 김희애는 눈시울이 붉어졌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목이 메어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했다. 잠깐잠깐 녹음이 중단되었고, 김희애는 감정을 다스리고 다시 시작했지만 울음섞인 목소리가 그대로 녹음됐다. 녹음이 끝난 후, 김희애는 재희의 현재 건강 상태가 어떤 지부터 물었다. 정말로 사랑스러운 재희의 모습을 보며 울음을 삼키던 김희애는 “정말 놀라운 건 재희 엄마이다. 엄청 힘든 순간에도 밝은 모습을 잃지 않다니…. 내가 재희 엄마라면 어휴, 정말 저렇게 못할 것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재희 또래의 두 아들이 있다. 오늘 아침에도 애들 공부 안한다고 혼냈는데…. 재희 이야기를 보고 나니 무엇보다 아이가 건강하게 옆에 있어주는 것이 행복인듯 하다. 우리 아이들을 생각하니 더 감정이입이 된 것 같다. 가슴이 너무 아프다” 며 다시 눈시울을 붉혔다. 내레이션 적임자로 맨 처음 김희애를 떠올렸다는 담당 김새별 PD는 “김희애는 배우다. 그냥 단순한 연예인이 아닌 진짜 배우다. 또 두 아이의 엄마이이기도 해서 제작진 모두는 김희애가 차분한 음성으로 내레이션을 훌륭하게 소화해 낼 것이라고 생각했다. 처음 생각은 그냥 담담한 톤으로 갈 줄 알았는데 약간은 의외였다. 목소리에서 진한 슬픔이 느껴졌다. 생각했던 것보다 더 많이 어울리는 내레이션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방송된 '휴먼다큐 사랑 - 네 번째 엄마'는 12.1%,(TNS 수도권 기준)를 기록하였고, 8일 '풀빵엄마'는 13.9%, 15일 '로봇다리 세진'은 14.0%를 기록하며 시청자들의 폭넓은 사랑을 받고 있다. nyc@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