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작가들, "KBS 'PD집필제'는 자해행위"
OSEN 기자
발행 2009.05.20 11: 56

방송작가들이 또 한번 KBS의 ‘PD 집필제’를 강하게 비판하는 목소리를 냈다. 한국방송작가협회가 19일 공식 보도자료를 통해 KBS가 봄 개편부터 시행한 'PD 집필제'에 강하게 반발하는 성명서를 발표한 가운데, 20일 다시한 번 방송작가 통신을 통해 ‘KBS의 작가 죽이기를 비판한다’는 제목의 글을 실었다. 협회는 'PD 집필제'는 허울좋은 기만극이라며 “‘PD집필제’가 내건 명분은 PD들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라고 하지만 이것은 현재 방송사에서 ‘기름을 짜는 방식’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예산 절감책의 일환으로 경제논리를 구호적 명분으로 분식한 허구적 담론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봄 개편, 가을 개편으로 나누어 프로그램마다 PD 집필율을 퍼센테이지로 지정하고 있는 피디 집필률 강제 할당 방식이 이를 증명하며, 그 결과 봄 개편시 원고료 절감액 1억 5000만 원, 가을 개편시 원고료 추가 절감액 1억 9000만 원이라고 목표 절감액을 명기하고 있는 것이 또한 이를 증명한다”고 설명했다. 또 KBS가 NHK를 벤치마킹한 것이라는 의견에도 강하게 비판했다. 협회는 “NHK와 KBS의 제작환경의 차이부터 따져보아야 한다. NHK는 TV에 종사하는 피디만 약 2400여 명이다. 이중 보도국 피디를 제외한 피디가 1600여 명, NHK 본사 피디만 추리면 580여 명. 그중에서도 또 드라마와 오락 프로그램을 제외하고 보면, 교양 프로그램 피디는 모두 430여 명(NHK 인사부 제공)이다. 그러나 이에 상응하는 KBS의 교양, 다큐 프로그램 피디수는 232명(2008 '피디수첩')에 지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협회는 “PD 역량 강화라는 명분은 PD들에게는 사실 모독적인 명분"이라며 "KBS가 대외적으로 왜 이런 자해행위를 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협회는 “KBS 제작능력은 NHK 피디들보다 못하지 않을 뿐아니라 상대적으로 열악한 환경을 감안한다면 훨씬 뛰어나다고까지 할 수 있다. 그 제작 능력을 만들어낸 주체가 바로 PD와 작가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되지도 않는 작가료를 절감하기 위해 PD 집필율을 강압한다면, 그런 방송사의 경영진은 방송의 수단과 목표를 혼동하고 있음에 틀림없다”고 'PD 집필제'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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