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 휴가받은 정현욱, "마냥 쉴 수 있나요"
OSEN 기자
발행 2009.05.20 18: 13

"마냥 쉴 수 있나요". 20일 오전 경산 볼파크에서 만난 삼성 라이온즈 우완 정현욱(31)은 훈련 준비에 여념이 없었다. 지난 14일 사직 롯데전에 앞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정현욱은 "이제 1주일 정도 됐다. 공만 안 던지고 조금씩 다 했다"고 근황을 소개했다.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대표팀의 주축 투수로 활약했던 정현욱은 WBC 중압감이 적지 않았다. 그는 "나는 그 자리에 있지만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아졌다. 내가 그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한 것 같다. '잘 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컸다"며 "나도 마운드에서 밸런스가 맞지 않아 짜증도 많이 나 있었는데 일이 꼬였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지난달 11경기에 등판, 1승 1패 5홀드(방어율 0.56)로 완벽투를 뽐냈으나 5월 8경기에서 승리없이 1패 4홀드(방어율 7.50)로 흔들렸다. 정현욱은 "4월에 페이스가 좋았지만 나 자신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 삼진잡고 방어율을 낮추고 홀드를 많이 하는게 중요한게 아니다. 내 몸에 맞게 내 폼대로 던져야 하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며 "5월 들어 안타를 맞아 지는 것보다 베이스커버, 견제 등 내 실수로 졌다. 짜증나는 상태에서 하다보니 더 안 됐다"고 말했다. 그는 13일 사직 롯데전에서 ⅓이닝 3피안타 1실점으로 패전 투수가 됐지만 올 시즌 가장 만족스러운 투구로 손꼽았다. 정현욱은 "투구 밸런스도 좋았고 내 폼대로 던졌다. 결과는 나빴지만 맞는 건 상관없다. 안타 3개 허용하고 패전 투수가 됐지만 컨트롤이 잘 됐고 올 시즌 19경기 가운데 가장 만족스러운 등판 가운데 하나"라고 평가했다. 선동렬 감독은 14일 경기에 앞서 정현욱을 불러 2군에서 열흘간 쉬고 오라고 권했다. 당시 코칭스태프는 5경기 정도 쉬게 하자고 건의했으나 선 감독이 "이왕 쉬는거 제대로 쉬게 해줘야 한다. 눈에 보이면 쓰게 된다"고 1군 엔트리 제외를 결정했다. 1군 코칭스태프는 정현욱이 푹 쉴 수 있도록 배려했으나 그는 여유를 부리지 않았다. "아무 것도 하지 마라고 하지만 다른 분들이 땡볕에서 고생하시는데 간단하게라도 운동해야 한다"며 스파이크끈을 조여 맸다. 자나깨나 오로지 야구만 생각하는 정현욱. 그가 성공할 수 밖에 없는 비결이기도 하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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