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종규 객원기자] 5월 들어 침체에 빠진 히어로즈가 아직도 5선발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중간계투진 중에서 여러 명을 시험해보고 있지만, 뚜렷한 성과가 없는 상태다. 히어로즈는 지난 20일 대전 한화전에 이보근을 선발로 내세웠다. 이보근 개인적으로는 지난 2005년 6월 1일 잠실 두산전 이후로 약 4년 만에 밟아보는 선발 마운드(통산 2번째)였다. 줄곧 중간계투로 등판해왔던 이보근에게도 임시 선발의 기회가 찾아온 것이다. 그러나 이보근은 코칭스태프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1회 첫 타자부터 3연속 안타를 얻어맞아 무사 만루로 몰려 1실점했고, 3회에도 4안타를 허용해 2실점한 뒤 1사 만루의 위기에서 강판 당했다. 공을 이어받은 신철인이 2점을 더 내줘 이보근의 자책점은 5점으로 불어났다. 이로써 올시즌 히어로즈의 다섯 번째 임시 선발 기용은 실패로 돌아갔다. 히어로즈는 이전까지 4명의 투수들을 시험대에 올린 바 있다. 지난 4월 11일 목동 SK전 김성현(4이닝 7실점)을 시작으로 4월 27일 문학 SK전 전준호(2이닝 4실점), 5월 2일 잠실 LG전 이동학(2.1이닝 3실점), 5월 8일 문학 SK전 강윤구(3이닝 3실점)를 각각 내세웠으나 모두 5회를 버티지 못했다. 전준호와 이동학의 경우에는 과거 선발 투수로 활약한 경험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구위 저하로 부진했다. 또 강윤구는 지난 14일 목동 두산전에서 두 번째 선발 기회를 잡았으나,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해 다시 불펜으로 돌아왔다. 설상가상으로 히어로즈는 4선발 자리마저 구멍이 생겼다. 최근 5연패에 빠지며 좀처럼 회복할 기미가 보이지 않는 김수경을 지난 17일 2군으로 보낸 것. 과연 히어로즈에는 대안이 없는 것일까. 정민태 투수코치는 “시즌 전에는 5선발 후보로 김영민과 김성현을 생각했는데, 김영민은 부상을 당했고 김성현은 조금씩 경험을 쌓게 해주고 있다” 고 밝힌 바 있다. 실제로 김영민은 시범경기 때 팔꿈치 통증을 느껴 재활을 거친 뒤 지난 12일 1군에 등록해 적응을 해나가고 있다. 한 차례 선발로 나서 뭇매를 맞은 바 있는 김성현은 롱 릴리프 역할을 하고 있다. 김시진 감독은 “우리 팀은 5선발이 없다. 어느 누구도 될 수 있다” 고 말해 히어로즈에 있어 5선발이란 확정하기 어려운 자리임을 드러냈다. 또한 “지난 7년간 1차 지명을 했더라면 적어도 1군에서 3~4명은 버텼을 텐데” 라고 아쉬움을 표현하는 김 감독의 말처럼 선수 자원이 부족한 점도 원인으로 지적된다. 히어로즈는 21일 대전 한화전에 김성현을 선발로 예고해 2경기 연속으로 임시 선발투수를 내세우기에 이르렀다. 아직도 삐걱거리는 히어로즈의 선발 마운드는 과연 언제 재정비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