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중 웃고 김선아 울고? 무슨 이유일까
OSEN 기자
발행 2009.05.21 08: 39

[손남원의 연예산책] 김선아는 코믹 연기에 강점을 갖춘 여배우다. 영화와 TV, 어느 쪽을 살펴봐도 그녀의 코믹 연기 이력은 화려하다. MBC '내이름은 김삼순' 부터 영화 '잠복근무' '위대한 유산' 등에 이르기 까지. 요즘 김선아는 SBS 수목극 '시티홀'을 통해 자신의 농익은 연기력을 뽐내고 있다. 상대는 톱스타 차승원으로 그 역시 코미디에 능한 배우다. '차승원이 눈물 흘린 영화는 흥행에 실패한다'는 우스갯 소리가 있을 정도다. 실제 설경구와의 투톱 영화 '광복절 특사'를 비롯해 '선생 김봉두' '귀신이 산다' '신라의 달밤' 등 그가 주연한 코미디 영화는 대부분 흥행 대박을 터뜨렸다. 반면 멜로 '국경의 남쪽'과 액션 '눈에는 눈 이에는 이' 등은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그런 김선아와 차승원의 콤비라니. 한 지방 도시의 시정을 둘러싼 고감각 로맨틱코미디 드라마 '시티홀'은 두 주연 남녀의 열연으로 시청자 배꼽을 잡게하는 중이다. 위트 넘치는 대사와 빠른 전개, 조연들의 안정된 연기를 바탕으로 지상파 TV 3사의 수목극 경쟁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그런 김선아를 맹추격하는 게 KBS 2TV 수목드라마 '그저 바라 보다가'의 김아중이다. 김아중은 '미녀는 괴로워'의 깜짝 대성공 이후 3년만에 컴백작으로 결코 쉽지않은 작품을 골랐다. 정치인 집안의 후계자와 비련에 빠진 톱스타 한지수 역으로 멜로와 코믹 연기를 동시에 소화해야 하는 캐릭터다. 또 얼마전 비슷한 역할로 한류 스타인 지우히메 최지우가 '스타의 사랑'을 찍었다가 시청률에서 참패한 바 있어 더 부담을 느낄법한 드마를 선택했다. 하지만 수목극 경쟁이 중반으로 접어든 요즘, 상황은 묘하게 변하기 시작했다. 앞서가는 김선아가 초조하고 뒤를 쫓는 김아중이 여유로운 상황이다. 왜 그럴까. '시티홀'의 당돌한 10급 공무원 신미래 역은 그 캐릭터 성격이나 극 전개를 봤을 때 김선아를 위한, 김선아에 의한, 김선아의 역할이다. 그만큼 딱 들어맞는 배역이고 잘 어울리는 연기를 펼치고 있다. 반면 김아중은 연기 패턴에 변화를 줬다. '미녀는 괴로워'의 한나 이미지를 벗고 극 초반 눈물 연기에 도전했다. 이어 동백(황정민 분)과 지수가 알콩달콩한 신혼 생활을 시작하는 이번 주부터는 밝고 명랑한 장난 꾸러기 로 변해가는 모습으로 김선아와의 코믹 연기 대결에 들어간다. 당초 방송가 예상대로라면, 자신의 전문 배역으로 드라마에 임한 김선아 팀이 압도적 우위를 점했을 시기에 두 드라마 간 시청률 격차는 추격권 안에 들어있다는 게 김선아의 고민거리일 게 분명하다. TNS코리아 집계에 따르면 20일 오후 10시 동시에 시작한 두 드라마의 전국 시청율은 '시티홀' 15.3%, '그바보' 11.2%를 기록했다. 김선아 입장에서는 '내 이름은 김삼순'에 못지않은 인기를 기대했을 만큼 몸에 딱 맞는 드라마 '시티홀'의 성적으로는 기대 이하일테고, 김아중은 연기 스펙트럼의 확장에 나선 터에 코믹 연기의 대선배를 상대로 선전하고 있으니 속으로 웃지않을까 싶다. mcgwir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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