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이브를 올린 것보다는 팀 승리가 더 기쁘다".
'이기적인 마무리'를 선언했던 히어로즈 황두성(33)이 누구보다 팀 승리에 기쁨을 표시했다.
황두성은 20일 대전 한화전에서 9회초 이택근의 역전타를 날리자 7-6으로 앞선 9회말 등판, 실점없이 경기를 매조지하며 시즌 7세이브(1승 1패)째를 거뒀다.
이로써 황두성은 윤석민(KIA) 우규민(LG)과 함께 세이브 부문 4위로 올라섰다. 이제 11세이브로 선두를 달리고 있는 오승환(삼성)을 향한 본격적인 경쟁에 기치를 들었다. 16경기에 나왔지만 블론세이브는 1번에 그치고 있다. 첫 붙박이 마무리 출발치고는 성공적이면서 안정적인 기록이다.
하지만 황두성은 세이브보다는 팀 승리 자체에 더 무게를 뒀다. "팀이 연패가 길어지면서 팀 분위기가 가라앉는 것을 우려했다"는 황두성은 "이날 승리가 팀이 짜임새를 갖춰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 더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송지만, 이숭용이 2군에서 돌아오기 전까지 팀의 최고참으로 팀을 건사해야 했던 고뇌가 고스란히 녹아있는 말이었다. 팀이 연패에 허덕이는 바람에 세이브 기회가 적었다. 그만큼 밸런스가 왔다갔다해 컨디션을 조절하는데 애를 먹어야 했다.
볼넷이 많아진 이유이기도 하다. 이날도 2사 후 볼넷을 내줬고 지난 17일 목동 LG 더블헤더 2차전에서도 3개의 볼넷이나 내줬다. 하지만 그에 대한 아쉬움은 전혀 없다.
황두성은 "세이브 기회가 많고 적고를 떠나 팀이 이겨야 하는 것이 우선이다. 빨리 중간 순위에 끼어들어야 포스트시즌도 바라볼 수 있다"며 "세이브 기회가 조금 밖에 없더라도 팀이 이겨야 한다. 차차 이기는 회수가 많아지면 자연스럽게 세이브 기회도 찾아오지 않겠는가"라며 담담한 모습이다.
이어 "밸런스가 좋지 않다고 해서 던지지 않으면 안된다. 그런 딜레마에 빠지면 아무 것도 할 수 없다. 현재 가지고 있는 것으로 승부를 걸어야 한다"며 마무리 투수론을 설명하기도 했다.
시즌 전 30세이브를 목표로 설정한 데 대해서도 "어차피 운이 따라줘야 하는 만큼 신경 쓰지 않고 있다"며 "팀이 정상궤도에 오르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이브 기회가 늘어난다는 것은 히어로즈가 부활한다는 점에서 황두성은 서두르지 않을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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