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컨디션 측면에서는 한화가 우위에 있다. 원정팀 한화는 전날 대전 히어로즈와의 홈경기가 우천으로 휴식을 푹 취하고 서울로 올라왔다. 반면 홈팀 LG는 광주 원정 KIA전에서 연장 12회까지 치르며 프로야구 역대 최장시간(5시간 58분)의 혈전을 벌였다. 새벽녘에 서울에 도착한 LG로서는 피로도가 만만치 않다. 게다가 혈전 끝에 무승부로 비겨 맥이 빠졌다.
때문에 컨디션 상으로는 한화가 LG에 우세이다. 하지만 LG는 올 시즌 2번의 ‘무박 2일’을 치르면서 보여줬듯이 만만치 않은 화력과 집중력이 있다. LG는 지난 달 한화와의 청주구장 시즌 첫 대결에서 1승 2패로 밀렸지만 난타전을 펼치며 막강 화력을 과시했다. 3연전서 홈런 공방전을 벌이며 양팀이 3경기서 총 50점을 뽑아 청주구장을 ‘한국의 쿠어스 필드’로 만들었다.
장타력이 좋은 양팀이 다시 만난 잠실구장 결투에서는 어떤 결과가 빚어질지 관심사다. LG 잠실 홈구장은 올 시즌 ‘단축구장’으로 면모해 홈런포가 심심치 않게 터지고 있다.
양팀 선발로는 올 시즌 2선발 노릇을 해주며 안정된 투구를 펼치고 있는 우완들이 만났다. LG는 ‘꽃미남 스타’ 심수창을 선발로 예고했고 한화는 류현진과 함께 ‘원투펀치’로 활약하고 있는 신예 김혁민을 선발로 내세웠다.
심수창은 전날 선수단과 떨어져 미리 서울 집으로 이동, 이날 경기에 대비했다. 올 시즌 3승 3패에 방어율 3.65를 마크하며 안정된 투구를 보여주고 있다. 직구 완급조절과 포크볼 등 변화구를 가미해 상대 타자들의 배팅 타이밍을 빼앗는 투구가 올 시즌 주효하고 있다.
올 시즌 한화전서 쾌투한 기분 좋은 기억도 있다. ‘투수들의 무덤’이었던 청주구장에서 열렸던 지난 달 29일 한화전서 6이닝 2실점으로 승리 투수가 됐다. 당시 3연전에 등판했던 양팀 선발 투수 중 유일하게 홈런을 맞지 않아 돋보였다.
심수창이 호투해야만 전날 KIA전서 총가동되며 소진한 불펜진이 원기를 회복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
이에 맞서는 김혁민은 올 시즌 5승 1패에 방어율 6.27를 마크하고 있다. 최근 5번 선발 등판서 4연승을 거두며 호조를 보이고 있다. LG전서는 4월 30일 경기서 5이닝 5실점으로 부진했으나 타선 지원으로 19-9로 승리, 행운의 승리 투수가 됐다.
심수창이 지친 선수단에 ‘청량제’ 구실을 해주며 활력을 불어넣고 3연패에 빠진 팀을 구해낼 것인지, 아니면 김혁민이 LG를 요리하며 5연승을 일궈낼 것인지 주목되는 한 판이다.
심수창-김혁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