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으면서 크는' LG 불펜진의 진화
OSEN 기자
발행 2009.05.22 10: 14

[OSEN=박종규 객원기자] ‘큰 사건’을 치르고 있는 LG 트윈스, 그 가운데서 중간계투진은 서서히 진화하고 있다. LG가 21일 광주 KIA전에서 또다시 역사를 새로 썼다. 지난 12일 잠실 SK전, 15일 목동 히어로즈전에 이어 올시즌만 해도 벌써 세 번째로 치르는 ‘화제의 경기’ 다. 견해에 따라서는 지난달 28일 청주 한화전도 ‘청주 쿠어스필드’ 의 탄생으로서 의미를 둘 수 있다. 그렇게 엄청난 타격전을 치르는 가운데서 LG는 어떻게 바뀌었을까. 변화는 다름 아닌 중간계투진에서 발견된다. 큰 점수차를 뒤집은 상황에서 익숙한 듯 침착하게 마운드에 올라 상대 타선을 꿋꿋이 막아내고 있는 것이다. 21일 경기에서 LG는 KIA에 3-9로 뒤지고 있다가 6회에 10-10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KIA가 곧바로 13-10으로 도망가자 마지막 9회 공격에서 윤석민을 두들겨 결국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그 과정에서 저력의 밑바탕 역할을 한 것은 바로 불펜진이었다. LG 마운드는 6회 13점째를 내준 뒤로 KIA의 득점을 원천봉쇄했다. 7회부터 9회 1사까지 7타자를 연속 범타 처리했고, 이후로는 2안타와 1볼넷, 몸 맞는 공 1개가 전부였다. 비록 역전 득점에 실패해 무승부에 그쳤으나, 이전에 드러내던 불안함은 없었다. 김정민의 공백, 쏟아지는 빗방울 속에서 거둔 선전. 12일 SK전에서 LG는 9회에 8점을 따라잡아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간 뒤 연장 10회에 1점, 연장 12회에 6점을 내주며 무너졌다. 15일 히어로즈전에서는 7회 17-13으로 역전에 성공한 뒤 곧바로 17-16까지 따라잡혔고, 5점 차로 앞서던 9회에도 마지막 순간까지 2사 만루에 위기에 몰려 가슴을 졸여야 했다. 타자들이 아무리 많은 점수차를 극복해도 투수들이 그 점수를 지켜주지 못하면 헛심으로 끝난다. 8점차 열세를 두 번이나 극복한 LG에게 아쉬운 것은 뒷문 단속이었다. 그러나 21일 경기에서는 희망을 보여줬다. 롱맨 역할을 해주는 김광수, ‘전천후 투수’ 정찬헌, 신예 최동환에 ‘돌아온 불펜 에이스’ 이동현까지 가세한 LG 불펜진은 그런 점에서 앞으로의 모습이 더 기대된다. '2009 CJ 마구마구 프로야구' LG 트윈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12일 오후 잠실구장에서 벌어져 연장 12회초서 대타 정상호의 1타점 우중간 2루타 등에 힘입어 16-10으로 SK가 승리했다. 이 경기는 12회 동안 종료까지 총 5시간 39분이 걸린 경기가 되었다. 27년 프로야구 역사 상 12회 경기 중 역대 최장 시간을 소모한 경기다. 아쉽게 패한 LG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서고 있다./윤민호 기자ymh@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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