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류현진을 잡았더라면 난 이 자리에 없었겠지". 김성근 SK 와이번스 감독이 신인 스카우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김 감독은 22일 인천 문학구장서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를 앞두고 감독실에서 "두산이 신인 스카우트를 참 잘한 것 같다. 정말 좋은 유망주들이 팜에도 많은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김 감독의 이야기처럼 두산은 성남고 고영민(25. 2002년 2차 1순위), 신일고 김현수(21. 2006년 신고선수 입단), 서울고 임태훈(21. 2007년 1차 우선 지명), 장충고 이용찬(20. 2007년 1차 우선 지명) 등을 입단시켜 현재 팀의 주축으로 기용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2차 3순위로 입단한 충암고 출신 홍상삼(19)까지 선발 로테이션에 가담하며 젊은 팀의 힘을 발휘 중이다. "스카우트를 어떻게 했느냐가 팀의 미래를 결정하는 법"이라고 밝힌 김 감독은 "만약 2006년 신인 지명서 SK가 동산고 류현진(22. 한화)을 잡았더라면 나는 이 자리에 없었을 것이다. 개인 2000승 달성도 없이 그저 야인으로 남았을 것이다. 류현진-김광현(21) 콤비가 선발 로테이션을 장악했다면 그야말로 무시무시한 팀이 되었을 것"이라며 다소 씁쓸한 표정을 보였다. 당시 SK는 팔꿈치 수술 전력의 류현진이 아닌 인천고의 대형 포수 이재원(22)을 1차 지명으로 택했고 2차 1순위로 인천고 우완 에이스 김성훈(22. 2007년 방출)을 지명했다. 팔꿈치 수술 후 재활 중인 이재원은 여러 면에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지만 김성훈은 현재 팀에 적을 두고 있지 않다. 김 감독은 "1차원적으로 자질을 갖춰야 대형 선수가 자라나는 법이다. 클 수 있는 선수를 키우는 것은 일단 선택이 우선적으로 중요한 법이다"라며 "팀, 그리고 지도자와의 궁합도 중요하다"라는 말로 송진우(43. 한화)와 김인식 한화 감독의 만남이 절묘했음을 이야기하는 동시에 지도자와 선수의 조합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동국대 시절 송진우가 김인식 감독과 만났지 않은가. 송진우가 대학 시절 부상을 겪었을 당시 김인식 감독이 외야수로 일시 전향시키는 일이 없었더라면 지금 200승 이상을 올린 '대선수' 송진우는 없었을 것이다". 김성근 감독의 이야기처럼 송진우는 대학 시절 어깨 부상으로 인해 외야수로 잠시 전향하며 타자로 활약한 적이 있었다. 이는 무리한 등판으로 선수 생명을 단축시키기보다 선수의 장래를 위한 '1보 후퇴'를 택한 김인식 감독의 결정이었다. 프로 21번째 시즌을 맞고 있는 송진우의 탁월한 자기관리에도 이유가 있으나 여기에는 선수의 가능성을 먼저 생각한 김인식 감독의 선택이 굉장히 큰 역할을 했다는 것이 김성근 감독의 이야기였다. 뒤이어 김 감독은 "2002년 LG서 재임하던 시절 일본에서 통찰력이 뛰어난 스카우트를 영입하고자 했으나 구단에서 반대를 한 바 있다. 재능있는 선수를 데려오는 것은 분명 중요한 일이다"라며 신인 스카우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farinelli@osen.co.kr 김성근 감독.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