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만치 않은 역대 최장시간 후유증
OSEN 기자
발행 2009.05.22 19: 05

"좀 쉬면 안돼요". 역사적인 최장시간 혈투를 마친 KIA 선수들이 어쩔 수 없이 후유증을 드러냈다. KIA는 지난 21일 LG와 오후 6시31분부터 다음날 새벽 0시29분까지 무려 5시간 58분의 경기를 펼쳤다. 프로야구 출범 이후 최장시간 신기록을 수립했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한 만큼 뒷이야기도 빼놓을 수 없다. ▲어쩔수 없는 후유증 후유증은 아무래도 젋은 선수들 보다는 30대 선수들에게 찾아왔다. 가장 나이가 많은 이종범은 집에 도착해서 허기진 배를 채우고 잠이 든 시간이 새벽 2시30분. 오후 12시40분께 정상적으로 야구장에 나왔으나 피곤증을 이기지 못하고 선발출전보다 도중 출전을 요청했다. 조범현 감독은 김원섭을 쉬게 해주려 했지만 이종범을 제외했다. 김원섭은 괜찮다고 하면서도 연신 하품만 했다. 이적생 김상현은 낮 1시 인터뷰 약속시간에 전화를 받고 잠에서 깨어났다. 최희섭은 마지막 두 타석에 나섰지만 감기증세가 차도가 없어 이틀연속 선발라인업에서 제외됐다. 주전포수 김상훈도 포수마스크를 차일목에게 넘겨주고 일단 벤치에 앉았다. KIA 선수들은 3시30분부터 정상훈련을 시작했다. 평상시라면 오후 1시30분 정도부터 특타가 시작됐으나 이날은 1시간 정도 늦었다. 기본적인 러닝을 피로를 풀기 위해 그대로 소화했지만 배팅 훈련을 많이 줄였다. 훈련을 많이 시키는 조범현 감독은 이날만은 눈을 감아주었다. ▲아쉬웠던 소방수 윤석민 조범현 감독은 9회초 3실점을 아쉬워했다. 소방수 윤석민을 기용했으나 순식간에 3점을 내줬고 무사 1,2루 역전위기까지 당했다. 조범현 감독은 "사실 윤석민을 전날 2이닝을 썼기 때문에 쉬게 할려고 했다. 그런데 1이닝 정도는 던질 수 있다고 해서 기용했다"고 말했다. 이어 "9회 수비도중 발목이 약간 삐긋했는데 큰 문제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데 불펜에서 윤석민의 구위는 좋았다는 이강철 불펜투수코치의 말. 그는 "볼이 기가 막히게 좋길래 잘 막을 줄 알았는데 초반 빗맞은 안타 2개 때문에 어려웠다. 투수들이라는게 이처럼 볼이 좋아도 가끔 안풀리는 경기가 있다"며 아쉬워했다. ▲1박2일을 즐긴 김시진 KIA 상대팀인 히어로즈는 전날 대전경기가 비로 취소되는 통에 일찌감치 광주에 내려왔다. 김시진 감독은 "대전에서 출발하고 광주에 8시40분에 도착했는데 그때 4회를 하고 있었다. 호텔방에서 팬티바람에 비스듬이 누워 경기를 보다가 얼핏 잠이 들었다. 한 참 후 눈을 떠보니 TV에서 야구를 하고 있길래 하일라이트인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보니 라이브더라. 깜짝 놀랐다"고 웃었다. 김시진 감독은 이미 얼마전 LG와 1박2일 경기를 경험했다. 그는 "투수만 올리면 얻어맞는데 답이 없더라"며 LG 타선의 힘을 두려워했다. sunny@osen.co.kr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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